"웹케시의 AI 전환, 입으로 일하는 혁명 시작된다"

[인터뷰]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

컴퓨팅입력 :2021/10/21 13:12    수정: 2021/10/21 15:19

“스마트 기술 시대엔 기업의 기존 비즈니스 도메인을 AI 트랜스포메이션해야 한다. 웹케시도 그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했다. 웹케시 에스크아바타는 혁명이다. 인류가 컴퓨터를 만든 이래 인터페이스를 발전시켜왔지만 본질적으로 손으로 하는 입력이란 점은 변하지 않았다. 이제 음성이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이버 세계와 소통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보면 손으로 하는 일이 더 편하게 여겨지지만, 10년이란 긴 흐름에서 보면 2030년대면 입으로 일하는게 편하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최근 업무용 AI 비서 ‘에스크아바타’를 공개한 웹케시의 윤완수 부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웹케시 에스크아바타는 KT와 협력으로 개발중인 기업 업무용 인공지능(AI)이다.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전자 빅스비, 애플 시리, KT 기가지니 같은 개인의 일상 생활을 돕는 AI 비서를 넘어 기업의 업무를 음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

현재 에스크아바타 모바일 앱에서 경리나라, 쿠콘, 비즈플레이, 플로우 등 웹케시 계열사 서비스를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에스크아바타의 마이크 아이콘을 누른 뒤 ‘우리 회사 매출액은?’ 이라고 질문하면 실제 회사의 매출 데이터를 보여준다.

KT가 AI 언어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웹케시는 언어모델에 축적된 비즈니스 데이터를학습시켜 업무용 AI 비서를 만든다.

윤완수 부회장은 “에스크아바타는 보이스 기반 AI로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고 향후 AI 스피커 등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에스크아바타 앱에 들어가면 자주하는 질문을 카테고리별로 제시하며, 은행 계좌 잔고, 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법인카드 등과 관련된 업무 용어를 문어체로 물어보면 정확한 실제 데이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기업 업무와 관련된 인텐트는 한정돼 있다. 분류조차 무궁무진한 일상어와 다르게, 업무 영역은 20~30개로 인텐트를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리나라나 ERP에서 업무 인텐트는 20에서 30개 정도로 한정되며, 나머지 문제는 수많은 옵션”이라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란 기술이 있어도 비즈니스 도메인의 데이터와 결합돼야 업무처리를 위한 음성 소통이 가능하다”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개인용 AI비서는 많지만 B2B 관련 AI 비서는 없는데, 빅테크 기업은 개인소비자 서비스만 하기에도 바쁘고 B2B 영역이 너무 넓은데다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무용 AI 비서의 핵심 기술로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등 두가지를 들면서, 자연어 처리 기술을 B2B 환경에 적용하는게 큰 장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의 말을 정확하게 문자로 변환하는 음성 인식은 어떤 상황에서든 크게 변하지 않지만, 발화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자연어 처리는 B2B에서 전혀 다른 문제”라며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는 인텐트가 하나 있으면 거기서 파생되는 업무 관련 표현 조건은 수십 수백가지이므로 이를 계속 학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크아바타 데모

그는 “기업 대표가 ‘회사의 작년 매출액 알려줘’라고 질문한다면, 매출액이란 인텐트에 기간이란 옵션을 붙인 것이고, 에스크아바타 AI는 이 맥락을 이해해 정확한 데이터를 조회해 답하게 된다”며 “궁극적으로 아침에 출근해 제일 먼저 켜서 보는 엑셀 파워포인트의 메뉴와 수정이나 편집 같은 콤보박스 UI를 말로 하는 것으로 바꿈으로써, 손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말로 일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의 삶을 바꾸는 AI의 본질적 요소를 인터페이스라고 확언했다.

그는 “사람은 머리 속 아이디어를 손을 통해 물질로 전환하는 인터페이스로 일해왔다”며 “핸드프리가 AI의 핵심이라 생각했고, 손으로 하는 모든 것을 말로 할 수 있게 돼야 진정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스크아바타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로 기업의 거래처 목록의 기계학습이었다고 했다.

‘회사 거래처 보여줘’란 질문을 했을 때 각 회사마다 다른 표기법, 특수문자나 숫자, 로마자, 한글을 섞어 쓰는 명칭 등 AI가 이를 구분하게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부회장은 “어떤 회사는 ‘(주)’를 붙이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그냥 주식회사라고 쓰기도 하며, 회사명에 숫자나 알파벳, 고유명사를 한글과 섞어 쓰기도 한다”며 “이렇게 다양한 변수를 구분해 거래처란 성격을 기계가 파악하게 하는게 어려웠고, 약 백만개정도의 데이터를 학습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기계학습을 시키는데 지난 1년을 들였고, 앞으로도 더 학습시켜야 할 게 많다”며 “인텐트는 있는데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미는 알아도 인텐트가 없어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언어학습과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점점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에스크아바타는 ‘조회’의 업무에 집중되고 있다. 회사 내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사용자 요청에 따라 찾아 빠르게 보여주는 것이다. 데이터 조회를 넘어 실제로 업무처리를 명령하는 ‘지시’ 부분은 미래 과제다.

윤 부회장은 “질문과 요청 중에 질문의 처리는 쉽지만 요청은 어렵다”며 “이체해줘, 예약해줘, 배달해줘. 구매해줘 같은 지시는 단순한 것만 되고, 비서에게 다음주 제주도 출장가는데 화요일 오후 2시에 비행기 얘약해줘 같이 요청하는 것은 뒷단의 업무 프로세스를 음성 중심으로 재편할 때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모 은행의 영업점 점장이 출근해 에스크아바타게 ‘오늘 거래처 중에 창립기념일 거래처 어디야’라고 물어보면 ‘웹케시, 쿠콘 등입니다’란 답을 제시한 뒤 ‘난을 보낼까요’라는 식으로 다음 행동을 점장에게 제시하면 지시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 정의가 아직 기업에 없고,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가공 작업도 자동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에스크아바타 공개 초기라 고객의 요구가 없어 지시 영역 개발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니즈 생기면 구현에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기술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앞두고 많은 산업군의 기업이 직접 언어 모델과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웹케시는 사업 검토 초기 단계에 AI 언어모델 직접 구축을 고민거리에서 제외시켰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는 B2B 도메인 지식을 기술과 접목해 실제 서비스를 만들어내온 회사”라며 “직접 해야할 게 있고, 안해야 할 게 있는데 언어 인식은 웹케시의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잘 만들어진 AI를 가져다 웹케시의 B2B 지식의 가치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에스크아바타는 일종의 기업 AI 허브 앱이다. 실제 업무는 에스크아바타와 연결된 내부 시스템과애프리케이션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웹케시 경리나라 이용자가 음성 명령을 에스크아바타로 하더라도 데이터는 경리나라에 있고, 다음 연관 업무도 경리나라에서 이뤄진다.

그는 “에스크아바타는 허브 앱으로서 경리나라 모바일 앱에 마이크 버튼을 넣어 주게 된다”며 “웹케시는 기존의 업무나 서비스를 AI로 전환하는 일을 하면서 업무 방식을 학습시켜 기업 앱에 에스크아바타 버튼을 넣어주고. 질문 목록은 기업에서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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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크아바타에 대한 웹케시의 목표는 크다. 우리나라 근로자 2천800만명 모두가 에스크아바타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한달에 한개씩 에스크아바타의 카테고리 혹은 지원 앱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단기적으로 사람이 사이버 상에서 일하는 장소를 한달에 한곳씩 에스크아바타에 연결 할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기업이 매장을 시골보다 대도시에 먼저 열어 잠재고객을 크게 늘리듯 에스크아바타도 많은 사용자가 있는 큰 점포를 우선적으로 확보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