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코로나19 백신 5천만 회분 지원하면 한반도 ‘위드 코로나’ 가능"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韓美 협력 통해 잔여 백신 제공 모델 모색해야"

헬스케어입력 :2021/10/14 17:58    수정: 2021/10/15 09:20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5천만 회분을 제공하면 한반도 전체의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1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 “한반도가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백신 밖에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북한 열차 승무원이 승객의 발열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P 'North Korea under virus lockdown in 2021' 유튜브 뉴스 화면 캡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우리나라는 감염병 선진국으로써 국제 연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적십자사가 북한에 백신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지 여부와 전달 방법 및 수량에 대해 물었다.

신 회장은 “2천500만 명의 북한 주민에게 5천만 회분의 백신 공급이 되는 것이 본인의 바람”이라며 “그러려면 우리나라의 예방접종이 완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천 만 회분 물량은 우리가 마련할 수 없는 만큼 미국과 협력해 진행해야 한다”며 “연말 미국의 완전접종률이 80%~90% 가량으로 상승되면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이 상당수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백신 물량을 미국과 협력해 빠른 시간 내 북한에 제공한다면 매우 좋은 남북 협력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G7 정상회담에서 개발도상국 등 백신 확보가 어려운 국가에 대해 백신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우리정부는 지난 12일 베트남과 태국에 각각 110만 회분, 47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지원한 바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북한에 의약품 지원이 이뤄지긴 했지만, 우리 정부 차원의  백신 지원 등은 대북 제재와 맞물려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북한에 5천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이 지원되면 한반도 전체가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신희영 회장,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사진=국회)

코로나19 백신 지원시 핵심은 해당 국가가 콜드체인(Cold-Chain) 시스템을 갖췄는지 여부다. 코로나19 백신 상당수가 저온 유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콜드체인이란, 온도에 민감한 제품군의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 ▲생산 ▲보관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저온으로 유지해주는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신 회장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북한은 1차~3차 의료기관 간 이송시스템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며 “어린이의 95%에 대한 예방접종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과거 적십자사가 북한 양강도와 자강도 등지에 백신을 접종한 바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에 백신만 전달된다면 한반도 전체가 위드 코로나가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