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웹툰에 진심인 편이다. 건강검진을 지원하기도 한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네이버웹툰이) 통한 건 웹툰 산업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본다.”
한 웹툰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작가 권익과 수익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산업 성장 근간을 '창작자'로 보고, 작가 지원에 힘을 주면서 ‘네이버웹툰의 글로벌화’를 일궈내겠단 방향이다.
"네이버웹툰, 작가에게 가장 유리한 수익 구조 제공"
이달 초 문체위 국감 당시 화두는 웹툰 작가 처우 문제였다. 쟁점은 과도한 수수료 부담 탓에 작가들이 불합리한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것. 증인 출석한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 전체 88%의 작가가 직접 계약을 맺고 있다”며 “전 세계 어떤 업체와 비교해도, 작가에게 가장 유리한 수익 구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애로사항이나 작가들의 고충이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챙길 수 있을지 지속해서 연구하고 개선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원고료 등 제작 투자와 프로듀싱, 마케팅, 앱 구축, 고객 관리 등 작가들을 위해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웹툰 작가 말대로, 네이버는 웹툰과 창작자를 위해 여러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2013년부터 ‘페이지 이익 공유(page Profit Share, PPS) 모델’을 도입해 원고료 외에도 작가들이 다각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끔 했다.
작가는 PPS 모델을 통해 ▲웹툰 내 텍스트·이미지 광고 붙이기 ▲미리보기·완결보기 등 유료 콘텐츠 판매 ▲웹툰·웹소설 영화화 등으로 본인이 제작한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하면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창작자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네이버웹툰은 작품 번역 및 전용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계약 자문을 책임진다. 창작자 건강검진(가족 포함) 혜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지원책을 세밀히 살펴보면, 30%로 책정된 수수료는 적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웹툰 시장 패권 확보 행보…"본질은 작가"
네이버웹툰 시선은 근래 해외 시장으로 쏠렸다. 글로벌 월간 이용자수는 1억6천700만명. 회사는 일본, 미국 등에 흩어졌던 웹툰 사업 관련 회사를 지난해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로 통합했다. 본사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뒀다. 올해 총 180개 영상 IP를 제작할 방침이다.
김준구 대표는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설립 후, 할리우드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면서 유수 기업과 제휴, 협업이 예정됐다고 했다. 네이버웹툰은 DC코믹스와 합작한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을 최근 선보였다. 하이브와 손잡고, 그룹 BTS(방탄소년단) 웹툰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런 행보에 가속을 줄 원동력을 창작자로 꼽았다. 이희윤 네이버웹툰 IP 비즈니스 팀장은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건 ‘캔버스(CANVAS)’ 플랫폼 역할이 컸다고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한 행사에서 말했다.
캔버스는 해외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해 네이버웹툰이 마련한 '스타 작가 등용문'이다. ‘만화계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하비상에서 최고 디지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로어 올림푸스'의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도 캔버스를 거쳤다. 이 팀장은 캔버스를 해외에 안착시킨 게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표적인 성과라고 했다.
정리해보면, 작가 지원책을 확대해 전 세계 웹툰 시장 패권을 쥐겠다는 것이 네이버웹툰이 그린 청사진. 이 팀장은 “개인 작가들의 창작 활동으로 작품이 나오고, 역량이 모여 제작사가 탄생하는 구조”라며 “결국 (웹툰 산업의) 본질은 창작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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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떤 방법으로 우수한 작가를 발굴할지, 그들이 작업하기 좋은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 등을 네이버웹툰은 항상 고민한다”면서 “작가들이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면, 양질의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새로운 시도보단, 현재 작가들을 위한 지원책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유능한 신진 작가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