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오징어게임...국회서 혼쭐나는 넷플릭스

제작사 수익배분·불공정 망 이용료 행태·조세 회피 질책

방송/통신입력 :2021/10/05 23:21    수정: 2021/10/06 10:10

넷플릭스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국감 단골 증인이 된 넷플릭스는 올해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빗댄 지적을 받았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등 4개 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를 두고 콘텐츠 수익 배분이나 망 이용료, 국내 조세 의무 회피 등의 질책이 쏟아졌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란 국내 제작 콘텐츠의 성공에도 한국 내 상생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는 제작비의 110% 정도만 지급한다”며 “20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는데 수익 배분은 240억원 정도로 합리적 배분인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오징어 게임 콘텐츠의 지식재산권은 어디에 있느냐”며 “콘텐츠 제작사는 아무리 유명한 드라마를 만들어도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다”고 비판했다.

넷플릭스가 사전 투자를 통해 제작비를 지급하고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넷플릭스가 판권, 저작권 등의 모든 이권과 수익을 독식한다는 점을 질책한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 각국에서 인기 1위 콘텐츠에 꼽히더라도 국내 제작사는 그저 드라마를 찍어내는 하청 업체에 그치는 계약 구조라는 뜻이다.

넷플릭스 최대 흥행작으로 떠오른 '오징어 게임'

망 이용료 문제도 논란이 됐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이용자가 늘었지만, 국내 콘텐츠 제작사처럼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역시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와 관련, 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지만 자신들은 상생 의지가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앞서 망 이용료 문제로 갈등을 빚은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와 계약을 맺은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망 이용료 문제로 넷플릭스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지난 2018년 5월 50Gbps에서 지난달 기준 1천200Gbps로 24배 증가했다.

이처럼 특정 플랫폼의 데이터 트래픽이 쏠리고 인터넷 접속과 전송이 공짜라는 억지 주장이 이어지면, 다른 콘텐츠 사업자나 일반 인터넷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망 이용료를 못 내겠다는 태도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고 버티는 반면 미국 자국에서는 컴캐스트와 같은 ISP에 자사 서비스 안정성을 위해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글로벌 IT 사업자의 조세 회피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4천1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 가운데 77%에 달하는 3천204억원을 미국 본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국내 영업이익률은 대폭 낮아졌고, 낮은 수익률로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21억원 정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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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앞서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지만 이 역시 소송으로 불복한다는 입장이다.

양정숙 의원은 “넷플릭스가 한국 매출액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켜 세금을 회피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불합리한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