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약 2천500억원을 들여 구축한 공공 급속충전기 인프라가 카카오·티맵(T맵) 등 ‘공룡플랫폼’에 전량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초 급속충전기 인프라는 단계적으로 민간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만큼 환경부의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7월 환경부가 카카오 모빌리티, 티맵 모빌리티와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스마트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하며 공공이 마련한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 인프라를 단기간 내 민간에 이양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정부는 같은 날 ‘빅3 산업별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하며 “2024년부터 민간 운영위탁을 거쳐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민간 이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배치되는 행보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업무협약에 따라 카카오와 티맵이 충전기 결제 및 예약 시스템을 독점하게 되면 결제 뿐 아니라 충전기 사용과 관련한 정보를 독점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웅래 의원은 “카카오와 티맵은 그동안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다”면서 “환경부가 느닷없이 플랫폼 기업에 충전기 인프라를 헌납하는 꼴이 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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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의원은 이어 “이미 택시, 주차, 심지어 대리운전까지 장악한 플랫폼 업체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제동을 걸어도 부족할 판에 오히려 독점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환경부의 처사는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 인프라는 지난 2017년 환경부가 약 2천500억원을 들여 구축한 사업이다. 지난 7월 기준 5천681기(2021년 7월 기준)의 급속충전기가 전국에 구축돼 있다. 급속충전기 가격은 대당 4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이다. 급속충전기 운영 관리를 위해 쓴 예산은 약 14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