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자의 잇고] "정말 일이 돼?"...직방 가상오피스 ‘메타폴리스’ 가보니

검은 정장 '남캐'로 입장..."공간은 가상, 업무는 현실"

인터넷입력 :2021/09/30 07:28    수정: 2021/09/30 09:35

눈 뜨면 휴대폰부터 확인하는 세상, 음식 배달부터 업무, 부동산까지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영역이 없다. IT 기업들은 메타버스, 콘텐츠, 공유 플랫폼 등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 출시하는 중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사람과 기술을 잇는다'는 의미인 '잇고'(ITgo)를 통해 기자가 직접 가서(go) 체험해본 IT 서비스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 캐릭터가 가상 공간에 입장했다. 괴물과 총기 대신, 일에 몰두한 아바타들과 사무실이 보였다.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상의 가상 오피스였기 때문이다.

기자는 28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가상 오피스 ‘메타폴리스’를 직접 방문해 3개월간 메타폴리스에서 업무를 진행 중인 인사 담당 이예슬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직방은 올해 2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원격근무를 지속하겠다고 선언하며 7월부터 가상 오피스 ‘메타폴리스’를 본격 도입했다. 메타폴리스는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협업 툴로, 현재 직방은 전체 30층으로 이뤄진 가상 건물에서 4층과 5층을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한 층당 300명이 정원으로, 직방 전 직원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직방 메타폴리스

동작키 몇 번 실행하니 금세 적응…회의실·스크린 등 실제 사무실과 같은 모습

처음 메타폴리스로 접속하니, 아바타의 이름과 캐릭터를 설정할 수 있었다. 여성 캐릭터도 있었지만 기자는 검은 정장을 갖춰 입은 남성 캐릭터를 골랐다. 가상 세계인 만큼 현실과 다른 모습으로 활동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향키와 걷기, 뛰기 등 기본적인 기능에 익숙해지기 위해 우선 1층 로비를 둘러봤다. 로비밖 검은 배경이 보여, 마우스의 양쪽 버튼을 눌러 달려가니 우주 같은 공간에 빠지기도 했다. 종료 후 다시 접속해 몇 번 동작키를 실행해보니 금세 기본적인 동작에 적응할 수 있었다.

로비 안 기자를 마중 나온 직방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5층 직방 사무실로 이동했다. 직방 직원들은 가상 사무실 안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빔프로젝터를 함께 보는 등 일반 사무실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업무를 하고 있었다.

직방 가상 사무실 메타폴리스

사무실 가운데 위치한 사내 홍보 스크린부터 소규모 회의실, 대 회의실 등 업무에 필요한 도구들이 갖춰져 있었다. 실제 현실에서와 같이, 아바타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바타 옆에 표시된 얼굴도 점차 작게 보이다 이내 사라졌다. 

소리는 거리와 관계없이 균일하게 들리지만, 메타폴리스는 향후 소리에도 거리감을 적용해 아바타가 가까워지면 목소리가 크게 들리고 멀어지면 작게 들리게 할 계획이다. 또 사무실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도 현실의 날씨와 시간을 적용해 실제와 같은 모습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메타폴리스는 기업들의 메타버스 협업 툴로만 활용되고 있지만, 직방은 궁극적으로 이를 ‘디지털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다.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직방은 가상 공간 안에서 공간을 빌려주고 광고를 하는 등 가상 임대업에도 나설 수 있다. 

실제로 메타폴리스 1층 로비에 설치된 전광판에서는 롯데건설의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또 메타폴리스의 7개 층은 민주당의 경선캠프로도 활용되고 있다.

“제주도서 원격근무하는 직원도…메타폴리스로 전 세계 직원 채용 가능해져”

직방 메타폴리스서 진행된 탤런트팀 테크 리크루터 이예슬 매니저와 인터뷰

3개월간 메타폴리스에서 직접 근무해본 직원들은 이에 만족할까. 개발자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탤런트팀 이예슬 매니저를 메타폴리스 회의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예슬 매니저와 일문일답.

Q. 메타폴리스 근무,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

“출퇴근 시간이 사라졌다. 이전에는 분당에 있는 집에서부터 강남 사무실까지 한 시간 정도는 걸려 도착했는데, 이제는 출퇴근 시간을 아껴 아침 식사도 할 수 있게 됐다. 9시 반까지만 출근하면 되기 때문에 아침 운동을 할 여유도 생겼다. 또 실제 사무실에서 근무했을 때는 다른 층에 있는 직원들과 소통하기가 어려웠는데, 메타폴리스에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다른 층에 갈 수 있어 소통이 쉬워졌다.”

Q. 메타폴리스 근무에 힘든 점은 없나?

“처음에는 소통에 걸림돌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놀라울 만큼 불편한 점이 없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팀원들과 업무 후 술 한잔하고 싶을 때 못하는 정도다.”

Q.  메타폴리스에서 평생 근무해야 한다면 이에 응할 것인지?

“좋을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해외여행을 좋아했는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1년마다 거주지를 전 세계로 이곳저곳 옮기며 근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메타폴리스 도입으로 달라진 점은?

“인력 유치에 제한이 없어졌다. 제주도에서 거주 중인 직원도 얼마 전 채용됐다. 또 메타폴리스는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채용 풀이 전 세계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으로 통역 등 커뮤니케이션 제도를 정비해 외국인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직방 가상 오피스 메타폴리스

Q. ‘테크 리크루팅’이라는 직무가 생소하다. 직무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테크 리크루팅 직무는 새로 생긴지 2~3년밖에 되지 않은 직무다. 개발자를 전문으로 채용하는 역할을 한다. IT 기업의 성장으로 ‘개발자 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개발자 기근 현상이 심해졌다. 이에 따라 개발자 전문 채용 담당자가 생겨난 것이다. 문과 출신이지만 지속적인 공부를 통해 테크 리크루터를 잘 수행해나가고 있다.”

Q. 직방 개발 직군에 지원하고자 하는 취업 준비생에게 한 마디?

“직방 개발 직군 채용 절차는 우선 코딩테스트 후 1,2,3차 면접으로 이뤄져 있다. 면접을 보기 위해서는 코딩 기술에 대해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또 직방이 원하는 개발자 상은 다른 이들과 합을 잘 이룰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 서비스 전반과 다른 직무에 대한 이해도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

Q. ‘면접 시 이렇게 하면 떨어진다’ 하는 사례도 있나?

“중고 신입이나 경력직 면접의 경우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면접자도 종종 있다. 굳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부정적으로 말하기보다는 퇴사 사유를 적당히 언급하는 정도가 좋다. 또 직방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숙지하지 않고 오는 면접자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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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채용 담당자로서 소개하고 싶은 직방의 복지나 장점은?

“매달 자기 관리비가 5만원씩 제공돼 미용이나 체력 단련 등 자신이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다. 또 메타버스 업무 툴인 메타폴리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수도권 곳곳에 직방 라운지를 개설해 어디서나 근무가 가능하다. 현재 수도권 기점 약 50개의 직방 라운지가 있으며, 점차 지방에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