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소위 4대 가상자산 거래소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 시행으로 영업을 종료하거나 원화거래 지원을 중단하게 됐다. 원화거래를 중단하고 코인마켓(코인 간 거래만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한 업체들이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기 전까지, 4대 거래소 위주로 시장 경쟁이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접수하지 않은 업체는 영업을 종료해야 하며, 기한내 신고를 하더라도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원화 거래를 종료해야 한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는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근거해 도입됐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A)의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신고제를 도입한 것이다.
신고 마감일인 24일까지 현재 원화마켓 거래소 신고요건인 은행 실명계좌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모두 갖춰 신고를 접수한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곳뿐이다.
금융위가 파악한 신고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 사업자는 총 63개사다. 이중 신고 최소 요건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확보하지 못해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업체가 34곳, 실명계좌는 없지만 ISMS는 갖춰 코인마켓으로 신고했거나 기한내 신고할 예정인 업체가 25곳이다.
결과적으로 특금법 시행으로 원화 거래까지 정상적으로 영업 가능한 거래소는 4개만 남게 됐다. 50개 이상의 나머지 거래소는 즉시 폐업하거나 코인마켓으로만 연명하다 시장에서 도태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마켓 거래소와 비교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그대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획득해 원화마켓으로 다시 신고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코인마켓으로 전환한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원화로 코인을 살 수도 없고 코인을 현금화할 수도 없는 데 원화마켓 거래소를 두고 코인마켓 거래소를 이용할 이유가 있겠냐"며 "코인마켓으로는 사업 지속이 어려워 보인다"고 답답합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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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투자자가 코인을 현금화 하려면 원화마켓 거래소로 보내야 해, 코인마켓 거래소의 예치금은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다른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개정 특금법의 본래 목적은 자금세탁방지인데, 엉뚱하게 몇 개 업체로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그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법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