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CJ ENM과 콘텐츠 사용료 협상 연내 목표

정부 가이드라인 적용 전 계약할 수도…라운드테이블서 PP간 배분 비율 조정 논의 희망

방송/통신입력 :2021/09/15 09:36    수정: 2021/09/15 13:53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IPTV 간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이 11월께 완성될 전망인 가운데, SK브로드밴드가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기 전 연내 CJ ENM과 콘텐츠 사용료 계약 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협상의 자율도가 낮아지기 전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서 CJ ENM은 IPTV 회사들에 콘텐츠 사용료 25% 인상을 요구해왔는데 양측은 이보다 낮은 비율에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IPTV 회사들은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중 16.7%만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케이블, 위성TV와 비교해 가장 낮다.

15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정부와 유료방송 업계가 공동으로 작업 중인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기 전 연내 CJ ENM과 계약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CJ ENM과 SK브로드밴드가 IPTV 방송 콘텐츠 사용료 인상율을 놓고 협상 중이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본부장은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지만 그걸 기다리고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어서 사업자 간 논의를 하고 있다”며 “CJ ENM이 요구하는대로 25%를 인상해 줬다면 벌써 계약은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가 25%보다 낮은 선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플랫폼 입장에서는 기본프로그램사용료를 받아 여러 비용을 제하고 난 뒤 분배 모수가 정해지는데 각각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다음달 쯤 (업계 간 경영 정보를 공유하는) 라운드테이블이 열린다면 여기서 시청점유율 등을 공유해 가령 일정 정도의 n분의 1 같은 기준이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실 주최 ‘유료방송 시장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 ’세미나에서 김 본부장은 라운드테이블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지상파, 종편, PP, 홈쇼핑을 포함한 라운드 테이블이 필요한데 이를 통해 우리 회사는 마케팅 비용, 인프라 투자, 서비스 개발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생각이 있다”며 “객관적으로 어떻게 분배하는 게 맞을지 서로 보고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를 통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계획대로 다음달 완수될 경우 이어 라운드테이블이 개최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이달 말 어떻게 해서든 상생협의체 실무회의 최종 논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음달 초엔 라운드테이블을 다시 하겠다는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KT, LG유플러스와 달리 모바일 OTT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SK브로드밴드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콘텐츠 사용료 계약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CJ ENM은 KT, LG유플러스 각각이 운영하는 시즌과 U+모바일tv에 자사 채널들의 실시간 방송과 VOD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또한 OTT용 콘텐츠에 대해 IPTV 쪽과는 별도의 사용료 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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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CJ ENM의 사용료 인상 전략이 IPTV 셋톱(실시간 채널 사업)을 통해 나오는 수익보다 OTT 쪽에 좀 더 집중하는 거라면, SK브로드밴드는 관련 수익이 아예 없다보니 자유로운 면이 있다”며 "또 한편으론 SK브로드밴드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KT도 CJ ENM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한 업체가 계약을 체결하면 연이어 다른 회사들도 협상을 서두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