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반도체 값 인상, 아이폰13 가격 끌어올릴까

A시리즈 독점 공급…"독점력 vs 협상력, 어느쪽이 우세할지 관심"

홈&모바일입력 :2021/09/07 09:37

세계 최대 반도체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10년만에 최대 폭의 반도체 가격 상승을 예고하면서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출시를 앞둔 아이폰13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TSMC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생산단가가 20% 가량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이미 TSMC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TSMC 역시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반도체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닛케이아시아 보도의 골자다. 

이에 앞서 부품업계 소식에 정통한 대만 디지타임스도 지난 주 TSMC가 최대 20%에 이르는 반도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TSMC,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가격 인상 준비 중

TSMC는 애플을 비롯해 엔비디아, 퀄컴 등의 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TSMC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가 반도체 가격을 인상할 경우 2022년까지 관련 전자제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요인은 더 높은 재료비나 물류비 뿐만은 아니다. 기기 제조사들의 반도체 칩 확보 경쟁 같은 다른 요인들도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닛케이아시아가 분석했다.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TSMC는 반도체업계의 관행인 '이중계약(double booking)'을 추려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선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주문하는 경향이 있다. 생산 라인을 안정적으로 돌리고, 반도체 위기 상황 때 계약업체들로부터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실제 수요를 파악하는 작업은 더 어려운 편이라고 닛케이아시아가 지적했다. 이런 요인들이 겹치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협상력과 TSMC의 독점파워, 어느 쪽이 더 우세할까 

애플을 비롯한 주요 IT업체들의 핵심 반도체 공급망인 TSMC의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반도체 칩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제조사의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순이익률은 5~10%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반도체 칩 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내년까지 중급 또는 저가형 스마트폰 보다는 고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인 애플의 'A14 바이오닉 프로세서'. (사진=맥루머스)

하지만 애플은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 다른 스마트폰업체들과 달리 애플은 부품 조달 비용이 상승한다고 곧바로 아이폰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 공급업체들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완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은 (반도체 협상 때) 다른 업체들에 비해 공급 우위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할 뿐 아니다. 공급망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한 업체가 과도하게 단가를 올릴 경우 다른 쪽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애플이라도 '독점 공급업체'에 대해선 협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폰, 아이패드, 신형 맥에 사용되는 A시리즈와 M시리즈 칩은 TSMC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결국 이런 상반된 요인이 어느 쪽으로 작용할 지는 현재로선 알기 힘든 상황이다. 

디지타임스는 A시리즈와 M시리즈 가격 소폭 인상 예상 

지난 달 디지타임스는 TSMC가 애플의 A시리즈, M시리즈 칩에 대해 더 높은 비용을 청구하게 될 것이라며, 약 3~5% 가량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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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TSMC가 예고한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칩의 인상 폭은 3~10% 수준이다. 이로 인해 애플 등 고객사가 구매하게 될 반도체 가격은 더 높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13을 포함한 신제품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나인투파이브맥은 "TSMC의 반도체 가격 인상이 아이폰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출시 때까지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