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쿠팡 등 각각 국내 배달앱과 이커머스 영역에서 선두권 자리를 꿰찬 IT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베트남 진출 3년 차를 맞이한 배달의민족은 베트남 배달앱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하고, 공유주방 서비스 ‘배민키친’을 출시하는 등 해외 진출에서 성과를 거뒀다. 김봉진 의장은 딜리버리히어로 아시아 지역 배달 서비스 '푸드판다' 운영 국가를 포함한 총 14개국 배달 서비스를 관리 중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은 최근 일본과 대만에서 퀵커머스 시범 사업을 선보였다. 또 현지에서 근무할 핵심 인재를 채용하는 등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진출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배민, 베트남 진출 3년만에 배달 서비스 3위...공유주방 '배민키친'도 주력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베트남 진출 3년 만에 호치민, 하노이, 빈화, 다낭 4개 도시로 진출 지역을 넓히고, 베트남 전체 배달앱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베트남 시장조사기관 리푸타(Reputa)는 지난 4월 배민 베트남 법인 ‘BAEMIN’ 서비스 시장점유율이 21.95%로, 그랩푸드와(33.38%) 나우푸드(23.16%)의 뒤를 이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2018년 말 현지 배달 중개 서비스 업체 비엣남엠엠(Vietnammm)을 인수하고 현지 업체 직원과 우아한형제들 임직원이 함께 모여 2019년 6월 배민(BAEMIN) 브랜드를 출범했다.
나아가 배민은 베트남 호치민에 공유주방 플랫폼 ‘배민키친’도 열었다. 호치민에만 현재까지 3호점을 열었고, 하노이에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배민키친은 조리시설을 갖춘 여러 개의 주방을 모아 놓은 공유 주방 서비스로, 이곳에 입점한 업체들은 보증금과 임대료 같은 초기 투자 비용 없이 외식 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 현재까지 치바고치킨 등 현지 레스토랑 10개 업체가 배민키친에 입점해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키친은 2019년 11월 출시 후 하루 평균 주문 수 100건 이상을 꾸준히 기록 중이다. 할인 이벤트 진행 시에는 일 주문 수 300건에 육박한다”며 “죠스푸드 외 치바코치킨을 비롯한 베트남 현지 한식 전문점도 배민키친에 입점해 현지 매출 증대, 한식 기반 확대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이 베트남 배달 시장을 짧은 시간에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 문화와 배민 특유 ‘B급 감성’을 섞은 마케팅 전략에 있었다.
배민은 현지 전래동화 속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 ’Túi ba gang(세 뼘짜리 가방)’ 글귀가 새겨진 에코백을 출시해, 베트남 인플루언서 등이 착용하며 SNS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또 베트남인들이 음력설(Tet)에 봉투에 돈을 서로 주고 받는 문화에 주목해, 배민 버전 돈 봉투를 제작해 판매했다.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등 재치있는 문구가 적혀 있는 이 봉투는 현지 배민 앱에서 하루 1천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배민 김봉진 의장, '우아DH아시아'서 14개국 배달 서비스 총괄
나아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독일딜리버리히어로와 세운 합작 법인 '우아DH아시아'에서 딜리버리히어로의 아시아 14개국 배달 서비스를 총괄하는 헤드쿼터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의장의 직책은 우아 DH아시아 의장 겸 집행이사다.
현재 딜리버리히어로는 아시아 권역에서 '푸드판다'라는 배달 앱을 운영 중이며, 서비스 국가는 일본,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캄보디아, 미얀마 12개국이다.
푸드판다는 아시아 12개국에 400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11만5천개 이상 업체가 이 앱에 가입돼있다.
김 의장은 12개국의 푸드판다 서비스는 물론,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국내 배달의민족 서비스와 베트남 BAEMIN을 포함 총 14개국 배달 서비스의 현황을 관리 중이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의민족과 베트남의 'BAEMIN', DH의 아시아 서비스인 '푸드판다' 등 우아한형제들과 DH 간의 시너지를 아시아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면서도 "해당 국가에서 어떤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나온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 일본·대만서 '퀵커머스' 선보여...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진출 전망도
쿠팡은 첫 서비스 해외 진출 지역을 일본으로 선정하고, 지난 6월 도쿄 시나가와구에서 신선식품, 생필품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쿠팡은 시나가와구의 소규모 물류센터를 활용해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야채, 고기, 생선 등 식품과 생필품, 도시락 등을 주문 즉시 배달하고 있다.
이어 쿠팡은 지난 7월 대만에도 진출, 타이베이시 중산구 일대에서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 가능 물품은 식품, 음료, 생필품, 애완동물 용품 등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향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도 서비스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 4월부터 싱가포르에서 근무할 유통·물류 분야 경력자, 쿠팡플레이 상품 디자인 디렉터 등을 채용 중에 있다.
또한 미국 투자전문매체 더모틀리풀과 코리아타임스 등 외신은 쿠팡의 말레이시아 진출 가능성도 언급했다. 코리아타임스는 지난달 2일 "쿠팡은 일본, 싱가포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에서도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쿠팡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진출 계획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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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대만 등 쿠팡의 글로벌 진출은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의 글로벌 경영 확대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 전 의장은 6월 한국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며,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로 밝힌 바 있다. 이날 쿠팡은 김 의장이 일본 진출을 지휘했으며, 향후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