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앱들이 이용자에게 기본 제공했던 일회용 수저를 선택 시에만 제공하고, 커피찌꺼기로 만든 연필과 음식 용기 재활용 영상을 제작하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친환경 브랜드 ‘배민그린’을 설립, 식자재 전문 쇼핑몰 ‘배민상회’에서 친환경 용기를 판매하고, 공식 유튜브에는 '엽기떡볶이 용기 분리배출 영상'을 업로드 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요기요도 탈플라스틱 캠페인에 참여하고 ‘친환경 배달 클래스’를 진행하는 한편, 사내 카페에는 다회용컵을 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배달 서비스가 확산하며 쓰레기 증가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배달 앱들이 자체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 등 친환경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녹색연합 "배달앱 기본값 변경으로 일회용 수저 6천500만 개 줄어"
환경운동 단체 녹색연합은 최근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가 그간 이용자에게 기본 제공했던 일회용 수저를 제공하지 않도록 기본값을 설정하고서 한 달간 일회용 수저 소비량이 6천500만 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배달앱 3사는 지난 4월 간담회를 열고 일회용 수저 감축에 합의, 6월부터 ‘일회용 수저 안 받기’ 옵션을 기본값으로 제공했다. 이후 배달의민족은 약 4천500만 개, 요기요와 쿠팡이츠도 약 1천만 개씩 일회용 수저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소비자들이 일회용 수저가 필요한 경우에 선택하게 함으로써 일회용 플라스틱 저감 효과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배민, 커피찌꺼기 연필 판매·엽떡 분리배출법 영상 제작
배달 앱들의 친환경 움직임은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7월 그간 해오던 친환경 활동에 '배민그린'이라는 브랜드를 붙이고, 앱 내 ‘마이배민’ 페이지에서 ‘배민그린 함께해요’ 탭을 구성했다.
배민그린 함께해요 페이지에서는 이용자가 지금까지 받지 않은 일회용 수저의 숫자를 명시하는 등 소비자가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배민은 또 자사 식자재 전문 쇼핑몰 배민상회에서 ‘친환경’ 카테고리를 도입하고 사탕수수 종이컵, 도시락 용기, 죽 용기, 재생 수지 봉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일반 종이 용기는 음식물이 닿는 내면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PE코팅을 해 재활용이 쉽지 않은 반면, 배민상회 친환경 종이 용기는 물에 잘 녹는 코팅을 사용해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제작됐다. 배달의민족 문구 쇼핑몰 ‘배민문방구’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건조해 만든 연필을 판매하기도 했다.
또 배달의민족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빨갛게 물든 엽떡 통 분리배출 하는 방법’, ‘짜장면 랩, 분리배출 될까?’ 등 분리배출 관련 영상을 지속해서 업로드하고 있다. 특히 엽기떡볶이 용기 분리배출 방법을 담은 영상은 30일 기준 좋아요 2.9천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ESG 담당 조직을 따로 만드는 대신 ‘배민그린’을 통해 배민 구성원들이 친환경 활동 기획, 실행, 분석 단계에 모두 참여하게 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분리배출 방법을 쉽게 알리기 위해 ‘분리배출 다이어리 시리즈’를 제작하고, 직원들이 직접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환경 궁금시’ 등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요기요, 탈플라스틱 운동 참여· 친환경 배달클래스 진행
요기요는 지난 5일 강신봉 대표가 탈 플라스틱 실천 운동 ‘고고챌린지’에 동참하고, 점주를 위한 ‘친환경 배달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고챌린지는 올해 1월부터 환경부가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릴레이 캠페인이다. 강 대표는 이날 캠페인에서 ‘요기요에선 일회용 수저 받지 않Go, 사내에선 다회용컵 사용하Go’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달에는 서울시 강남구와 ‘환경을 위한 올바른 배달문화 확산 상생 MOU’를 체결하고, 모든 제품을 재사용하는 ‘제로 웨이스트’, ‘프리 사이클링’ 문화 확산을 약속했다. 또 향후 강남구와 함께 비닐랩을 대체해 친환경 제품 ‘밀랍랩’을 활용한 포장과 픽업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요기요는 지난 6월 점주를 대상으로 환경 보호 방법과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주는 친환경 외식업 라이브 강의 ‘친환경 배달클래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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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 사내 카페 ‘요기로’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다회용 컵으로 전면 교체하기도 했다.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장)는 “그동안 배달문화 확산으로 일회용품과 포장지가 많이 배출돼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배달 업체들이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서는 것은 틀림없이 좋은 일이며 권장할 만하다. 그만큼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