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 ESG 경영에 힘을 쏟아야"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스타트업 칼럼①]

전문가 칼럼입력 :2021/09/05 13:52

조선희 디라이트 변호사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바람이 국내외적으로 거세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 1월 세계 144개국을 대상으로 ESG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때 우리나라는 독일, 스위스, 싱가포르 등과 함께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기존에는 ESG가 ‘사회적 책임 투자(SRI)’의 요소로 투자사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공공기관과 국가를 포함한 모든 조직이 미래에 대해 얼마나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우리 정부는 공공기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시작으로 최근 안전경영책임보고서 등을 공시하도록 함으로써 매년 ESG 관련 공시 의무를 확대, 강화하고 있다. 유럽도 ESG 관련 규제를 사회 전반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2018년 이래 EU는 비금융정보보고지침(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 지속가능성 정보공시 규정(Sustainability-related Disclosure Regulation), 분류체계 규정(Taxonomy Regulation)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때문에 유럽에 진출한 기업은 물론 유럽 금융기관의 투자를 받는 기업과 유럽에 일정 규모 이상 지사가 있는 기업은 ESG 관련 정보를 매년 공시해야 한다. 더 나아가 EU는 ESG 관련 규제로 자국 기업들이 겪게 될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EU에 제품을 공급하는 수출업체에 대해 동일한 ESG 규제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ESG 및 이와 관련한 규제는 더 이상 일부 선진국이나 글로벌 기업에만 해당하는 ‘선택적 이슈’가 아니라 모든 조직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세계적 흐름’이다.

조선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그럼 이러한 ESG가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까? '500 스타트업-2020 ESG 연간 리포트'에 따르면 61.3%의 스타트업이 인사 정책 또는 직원 핸드북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 중 37%가 ESG 정책이 채택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품을 생산해 상품화하고, 기업을 양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스타트업 특성상 그들에게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ESG가 자칫 도달할 수 없는 신기루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ESG는 스타트업에게도 분명 비용을 상회하는 여러 긍정 효과를 가져온다. 2019년 이래 일반 투자자들 중 90% 이상이 ‘지속가능한 발전’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도 ES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금액이 2019년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투자를 많이 받은 상위 20개 스타트업 중 ESG 관련 기업 비중이 늘고 있는데, 이에는 ESG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ESG 관련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VC)은 물론 정부의 각종 투자 및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다.

또 스타트업은 ESG를 적용함으로써 소비자 및 고객에게 더 높은 신뢰와 평판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며, 나아가 최고의 인재를 영입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마켓컬리와 야놀자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유니콘 기업들은 입점 업체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한 각종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켓컬리는 이러한 ESG 경영을 기반으로 추진 중인 프리IPO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SG 요소에 따른 리스크는 기업을 뿌리부터 흔들기도 한다. 2015년 디젤 게이트를 불러왔던 폭스바겐의 경우, 그 해 11월까지 차량 누적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7% 급감했다. ESG 리스크는 한번 발생하면 단순히 추가 투자자를 잃게 된다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성장 모멘텀을 잃고 나아가 생사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이슈가 됐다. 즉, ESG를 경영에 적용한 스타트업은 좋은 평판을 바탕으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또 ESG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 역시 투자자 및 주주에게 기업의 건실함을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런 면에서 스타트업이 사업 초반부터 ESG를 수용해 사업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추후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확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은 ESG 적용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당장 실천해야 하는 ‘당면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홍수, 폭염, 산불 등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자연재해로  투자자들의 ESG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다행히 80%가 넘는 스타트업이 ESG의 통합화를 새로운 사업 기회와 리스크 판별 기회로 보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 중 유니콘 기업들이 앞다퉈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표방하는 것만 보아도 ESG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상장’이라는 목표를 가진 스타트업에 ESG는 성장을 위한 '터보엔진'이 될 수 있다. 이제 스타트업들도 ESG 경영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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