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치아' 시세하락에 HDD·SSD 헐값 매물 급증

일부 제품은 베트남, 중국 등지서 새 제품으로 둔갑

홈&모바일입력 :2021/09/05 08:24    수정: 2021/09/05 09:28

베트남에서 암호화폐 '치아'(XCH) 채굴에 나섰던 업자들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SSD와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헐값에 매각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재생 과정을 거쳐 베트남이나 중국 등지에 새 제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1일(현지시간)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5월 이후 치아 채굴에 뛰어 들었던 많은 업자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HDD와 SSD 등을 헐값에 넘기고 있다.

암호화폐 '치아' 시세가 떨어지자 베트남에서 채굴을 위해 고용량 저장장치를 사들였던 업자들이 이를 헐값에 넘기는 경우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들 업자들은 치아 시세가 220달러 선으로 떨어지자 다른 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SSD 등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치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P2P 파일전송 수단인 비트토런트를 만든 미국 개발자, 브램 코언이 만든 암호화폐다.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의 연산 능력 대신 저장공간을 제공해 보상을 받는다.

치아 채굴에 나서는 업자들 때문에 중국과 홍콩을 시작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고용량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SSD 등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그러나 치아 가격은 거래소 'gate.io'를 통해 거래가 시작된 5월 초순 1천400달러(약 161만원)를 기록한 이후 차츰 하락해 현재는 220달러(약 25만원)로 떨어졌다.

팀그룹 T크리에이트 엑스퍼트. 치아 채굴을 고려해 기록 가능 용량등 수명을 향상시켰다. (사진=팀그룹)

베트남 수도 호치민에서 컴퓨터 관련 상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대부분의 HDD는 보안 카메라 영상 녹화용으로 쓰이고 일부는 게이머에게도 팔린다. 일부 업자들은 저장장치를 대량 구매한 다음 재포장과 초기화 과정을 거쳐 베트남 국내나 중국 등지에 새 제품으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SSD다. 치아 채굴 과정에서 SSD가 혹사당할 경우 SSD마다 정해진 보증 기준을 넘어서 교환이나 수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관련기사

치아는 초기 저장공간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SSD와 HDD 등 일정 공간을 활용한다. 주로 SSD에서 작업 공간을 생성한 다음 상대적으로 느린 HDD로 옮기는 방식이 많이 쓰였다. 그러나 이 작업을 반복하면 SSD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갤럭시는 ”채굴에 동원된 SSD는 수리나 교체 등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웹사이트 캡처)

SSD 제조사는 구입일부터 3~5년 안에 정해진 쓰기 용량을 소진하면 보증이 끝난다. 보증 기간이 남아 있어도 총 쓰기 용량(TBW)을 모두 소진하면 보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갤럭시 등 일부 제조사는 치아 채굴에 쓰인 SSD의 보증을 무효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