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반발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다음달 13일까지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31일 오후 복지부 정문 앞에서 만난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의료법은 간호사의 업무를 의사의 진료 보조로 규정하고 있다”며 “개정안은 의사의 고유 영역 침해를 법이 허용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이 개정안을 문제 삼는 이유는 개정안에 포함된 13개 분야별 특성에 따른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규정 때문이다.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대다수 항목이 사실상 전문간호사에게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풀이된다”며 “간호사의 역할은 간호이지, 진료가 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복지부는 협의체 논의를 통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업무범위를 정리했다고 말한다. 개정을 통해 전문간호사 교육기관의 질 관리 업무가 이뤄지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우수 전문간호사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근부회장은 “진료는 의사에게, 간호는 간호사라는 우리나라 의료의 기본이 침해받아선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민들에게 이러한 의사협회의 주장이 소위 의사집단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의료체계를 존중하라는 취지”라며 “간호사도 간호조무사와의 업무 영역 구분을 짓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전문간호사 배출을 법으로 인정하는 것은 의사 수 부족과도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해 이 상근 부회장은 “복지부는 의사 수 부족 문제를 처우 및 의료 시스템 개선 대신 숫자의 논리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복지부는 오는 13일까지 개정안에 대해 의견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의사협회는 1인 시위를 지속하면서 법안을 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정책 결정 사안인 만큼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의료 환경 변화로 간호 업무가 세분화된 만큼 그에 걸맞은 법이 마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