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자율성, 법이 따라갈 수 없어...규제는 약 복용처럼 신중해야"

ICT 법안 다루는 보좌진들, 굿인터넷클럽서 한목소리

인터넷입력 :2021/08/27 15:37    수정: 2021/08/27 15:37

"ICT 규제는 약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이 필요할 땐 보약, 아프면 치료약, 예방약 등 복용 시기와 처방이 잘 이뤄져야 제대로 된 입법이 되고 시너지가 나서 산업도 건강해진다."

ICT 법안을 다루는 국회 보좌진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신중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국회 ICT 관련 법안중 73% 규제법안이라는 조사 결과를 두고 법안 개수로 국회의원을 평가하는 현실이 조속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며 불필요한 규제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27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여의도에서 생각하는 디지털의 미래'라는 주제로 굿인터넷클럽 토론회를 열고 국회 보좌진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굿인터넷클럽

이 자리에 참여한 박지현 비서관(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국회 문체위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혜인 비서관(국회 행안위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 진성오 보좌관(국회 과방위 김영식 의원실, 이상 가나다순)은 무분별한 법안 발의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박지현 비서관은 법안 개수로 국회의원을 평가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비서관은 규제를 약에 비유하며 "최소 규제를 하되, 적기에 분명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혜인 비서관은 법안을 처리하는 프로세스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대 국회 4년 동안 2만4천개에 달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단순 계산으로 한달에 500개 이상을 심사해야 하는데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발의되는 법이 많으니 심의할 시간이 부족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기준도 없다. 간사간 협의로 법안 통과가 이뤄지다 보니 시끄러운 법은 처리 안 하는 양태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도경 보좌관은 "진흥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법안 보다는 규제 법안이 난이도가 쉽다"고 말했다. 또한 블록체인 산업을 예를 들며 “이 경우는 현실과의 인식 차이가 있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이러한 인식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입법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며 이를 통해 신산업에 바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법과 현실의 간극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진성오 보좌관은 "규제가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 지 고민하지 않고 양산되고 있어 아쉽다"면서 "굳이 법에 안 넣어도 되는데 규제가 양산된다. 의원들의 실적, 인지도, 공천이 걸려있기 때문에 입법이 가장 중요한 팩터(지수)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산업 관련 입법 시에는 산업의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혜인 비서관은 "아무 생각없이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도 있듯이 정말 필요한 정책이고 법인지 생각을 해야 한다"며 "민간의 자율성은 쫓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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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종사자든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든 국회를 어려워하지 말고 부담 없이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전달해달라는 얘기도 나왔다.

보좌진들은 "플랫폼 종사자들이 의견 말하는 것을 주춤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회로 많이 와 달라"며 "이용자들 또한 부담 없이 이메일 보내 주시고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