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까진 알겠는데 ‘CDN’은 뭔가요..."산소 같은 존재"

‘CDN 세계’ 주제로 아카마이·라임라이트네트웍스 韓 대표 인터뷰

인터넷입력 :2021/08/27 11:13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게임과 함께 유튜브 중심의 동영상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니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인기가 치솟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서도 동영상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흐름과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세계 데이터 사용량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전세계적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코로나 시대 이전보다 35%가량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렇게 고용량 콘텐츠가 늘어나고, 이를 찾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중요해진 것이 바로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기술이다. CDN은 한마디로 고용량 데이터를 이용자가 어느 곳에 위치해 있더라도 안정적으로 전송해주는 기술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마치 ‘산소’처럼 눈에 보이지도, 관심 가질 일이 별로 없지만 콘텐츠 제공 기업 입장에서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기술 서비스 영역이다.

지디넷-인기협 'CDN의 세계' 줌인터뷰.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함께 작은 기업부터 일반 대중들까지 CDN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인터뷰를 기획했다. ’CDN의 세계‘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는 인기협 회원사이자 CDN 대표 기업 라임라이트네트웍스코리아의 이형근 지사장과 아카마이코리아의 이경준 대표가 참석했다.

두 대표에 따르면 CDN 기술이 IT 비즈니스에 자리 잡은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일종의 트래픽 관리 시스템이라고도 볼 수 있는 CDN은 용량이 큰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하고자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판도라TV, 엠엔캐스트, 엠군 등 UCC(User Created Contents) 플랫폼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동영상 콘텐츠 전송 수요가 늘어난 2006~2008년 무렵 시장이 본격 형성됐다.

일반 사용자가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게 되면 해당 서비스 제공자가 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전송되는 데이터 중 이미지, 영상 등의 미디어 데이터는 용량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며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CDN은 데이터가 오는 길목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임시 서버(캐시)를 설치해둬 데이터를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즉, 사용자 가까운 곳에 데이터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또 하나의 통로를 파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 CDN이다.

CDN 활용 사례(제공=라임라이트네트웍스)

이형근 지사장은 “CDN을 물류에 비교하면 아마존웹서비스와 같은 클라우드는 백화점이고, 편의점, 소매점, 택배 등 소비자 옆까지 물건을 가져다주는 것이 CDN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 이 같은 CDN 기술은 게임의 수요 증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트래픽량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역할이 부각 됐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IT 산업에서의 CDN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 OTT(Over the Top)와 동영상 스트리밍 등 비대면의 일상화로 데이터 트래픽이 지속 증가해서다. 이른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시대가 CDN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CDN에 대한 간략한 역사와 정의부터,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나아가 어떻게 발전되고 어떤 기업들에게 필요로 한 기술인지 이형근 지사장과 이경준 대표가 알기 쉽게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한국 사이트가 잘 보이는 이유, CDN

아카마이코리아 이경준 대표(왼쪽), 라임라이트네트웍스코리아의 이형근 지사장

Q.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경준 아카마이코리아 대표: 안녕하세요. 아카마이코리아 대표이사 이경준입니다. 98년도 MIT에서 탄생한 저희 아카마이는 CDN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만들었던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로 이미지 전송 기술을 활용한 회사인 만큼 CDN의 원조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형근 라임라이트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 안녕하세요. 라임라이트네트웍스코리아의 이형근입니다. 아마카이가 CDN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회사라면, 저희 라임라이트는 2001년에 아리조나 주에서 탄생하여 비디오 딜리버리에 특화되어 발전해 온 회사입니다. 현재도 많은 고객사들이 저희의 비디오 전송 서비스를 활용하고 계시고요. 또, 차별화 된 CDN 서비스를 위해 엣지에서 작동하는 특화된 기능들을 추가하고 서버리스 컴퓨팅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Q, CDN 익숙하면서도 또 생소한 이름입니다. 어떤 기술과 개념인지 또 클라우드 컴퓨팅과는 어떤 것이 다른지에 대해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형근: 저는 보통 물류에 비교해서 설명을 드리는 편인데요. 내가 파는 물건을 모든 사람이 구매한다고 하면, 백화점 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편의점, 소매점 등에서 팔게 되겠죠. 이렇게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서비스 제공자라고 보시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백화점으로 비유가능하고요. 편의점, 소매점, 택배 등 소비자 옆까지 물건을 가져다 주는 것이 CDN이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경준: 우선 CDN과 클라우드는 별개입니다. 전송이라는 측면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클라우드는 컴퓨팅, 파워에 가깝다면 CDN은 전송, 딜리버리의 영역입니다. 어떻게 전달해줄 것인가에서 시작하는 개념이 CDN입니다. 또, 우리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가도 핸드폰에서 네이버가 잘 되잖아요. 이것이 CDN 덕분인데요. 네이버가 전송하는 것들이 CDN 덕분에 저 멀리 있는 나라에서도 제대로 된 속도로 잘 보이는 것입니다. 이제 CDN은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엣지 컴퓨팅과 CDN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경준: CDN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라고 보셔도 좋겠습니다. 엣지 컴퓨팅은 CDN과 영역 자체는 다릅니다. CDN 1.0은 전송을 빠르게 하는 것에 초점이 있었고 CDN 2.0은 동적 콘텐츠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고요. CDN 3.0은 모바일 사용자가 늘어나다 보니까 보안, 분산이 포함된 개념이고요. CDN 4.0이 이제 엣지 컴퓨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디바이스 즉 사용자 가까이에서 컴퓨팅까지 되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이형근: 이 대표님 말씀하신 것처럼 엣지 컴퓨팅은 원본 서버에서 연산을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을 가까이에서 컴퓨팅, 즉 연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객, 디바이스의 가까이에서 연산을 하는 서비스가 엣지 컴퓨팅이고요. 이 영역까지 CDN 산업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죠.

CDN, 안 쓰이는 곳 찾기 어려워

네트워크 자료사진(픽사베이)

Q. CDN 기업들의 고객사를 말씀주시면 어떨까요?

이형근: 저희 고객사의 분야를 말씀드리면 OTT 사업자부터 핸드폰 제조사까지 너무 다양하고요. 재미있는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비디오 딜리버리 서비스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까 실시간 중계의 경우 딜레이를 최소화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국내 대표 경매사에서도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십니다.

이경준: 초창기 활성화 됐을 때는 주로 방송사들이었고요. 미국의 은행들, 국방 관련 기관도 저희 서비스를 쓰고 계시고. 커머스하는 회사들도 대부분 쓰고 계십니다. 한국 같은 경우에는 게임사나 포털, 소셜 서비스를 하는 고객들이 많이 있고요. 최근에는 자동차 회사 같은 엔터프라이즈 고객도 많이 생기시는 추세입니다. 사실 CDN 기술은 산소와도 같이 대부분 쓰이고 있어요. 저희가 지금 하고있는 온라인 인터뷰 역시 CDN 기술을 거쳐왔을지도 모릅니다.

이형근: 또 요즘은 고객사들이 멀티 CDN이 트렌드인데요. 고객사들이 여러 CDN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큰 규모의 고객은 아마 아카마이와 저희를 함께 사용하고 계실 겁니다.

Q. 코로나로 인해 데이터 사용도 더 많이 늘어났을 것이고, CDN의 필요성도 더 커졌을 것 같은데요.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좀 있으신지요?

이형근: 당연히 발전이 있었고요. 사람들이 사용하는 콘텐츠 용량이 점점 커지고 있거든요. 때문에 서비스 가용량, 각각의 서버들이 가지는 용량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매출 역시 잘 성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경준: 엄청난 변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트래픽이 35% 증가했거든요. 락다운, 재택근무 활성화 같은 것들이 트래픽이 늘어날 수 밖에 없게 했습니다. 저는 코로나가 끝나도 이 패러다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요. 코로나 이전, 이후를 보면 성장한 기업들은 오프라인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가져간 기업입니다. 이 패러다임이 지속 되어 온라인이 계속 발전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CDN도 서버리스 컴퓨팅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형근: 네, 전송되는 콘텐츠량, 디바이스는 늘어나고 고용량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은 뚜렷해지는데 서버 증설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이에 따라 CDN 사업자들이 더 중요해지고 역할 역시 증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도, 스타트업도 OK

메타버스 시대가 되면 더 많은 데이터의 안정적인 전송이 필요해진다.

Q. 메타버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 많은 콘텐츠, 트래픽이 발생될 것인데 고용량 데이터의 시대에 맞춰서 준비하고 계신 것들이 있을까요?

이경준: 메타버스라고 하는 것이 가상세계잖아요, PWC가 해당 시장이 38%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에 필요한 것이 AR과 같은 기술입니다. 이런 기술들이 적용되면 궁극적으로 단순한 업무들을 서버리스 컴퓨터, 보안이 해결해줘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한 니즈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 하고 있습니다. 이에 아카마이는 예전부터 보안에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해 오고 있었고 미래를 대비한 엣지 컴퓨팅 역시 준비 중입니다.

이형근: 첫 번째로는 당연히 핵심 영역에 보강을 하고 증강을 해야겠지요. 최적화에도 힘을 쏟고 있고요. 가속 역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엣지가 곳곳에 퍼져있거든요. 잘 활용해서 좀 더 콘텐츠가 빨리 전송되게끔 할 것이고요. 서버리스 컴퓨팅도 작년부터 상용화해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아질 것을 예측해서 사업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Q. CDN 서비스는 스타트업도 분명히 필요할 것이거든요. 작은 스타트업들은 비용 부담을 느끼실 수 밖에 없을텐데요. CDN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팁이나 관련해 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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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근: 스타트업은 CDN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잠재 고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스타트업 패키지 외에도 잠재고객 분들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 중입니다. 다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비용의 우선순위는 회사의 전략과 밀접하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가 손쉽게 쓸 수 있고, 빨리 전파되기를 원하신다면 CDN 분야의 투자는 주저하지 마시면 좋겠습니다. 비용이 우려 되실텐데 그 부분은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경준: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저희에게 잠재 고객이죠. 아카마이도 파트너들과 함께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해주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무상으로 쓰게끔 해드린다던지 하는 부분도 있고요. 이를 통해 스타트업이 성장하게 되면 같이 가는 거죠, CDN을 사용해야 되는 스타트업이라면 이 비용이 절대 비싸지 않다라는 부분 말씀드리고 싶고 고객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