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보던 ‘메타버스(Metaverse)’ 세계가 하루아침에 연출되진 않을 것이다.”
세바스찬 드가이 어도비(Adobe) 3D·몰입형 디자인 부문 부사장은 ‘2021 디지털이코노미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25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하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관한 이번 포럼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관련 이슈에 관한 내용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
‘메타버스의 파급효과’를 주제로 첫 번째 토론이 진행됐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 우주)의 합성어다. 즉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실물 공간에서 함께 게임하거나 일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을 의미한다.
"메타버스 세계, 내년까지 눈에 띄는 변화 없을 것"
이날 좌장을 맡은 류정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마케팅그룹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최근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기술이 요구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세바스찬 드가이 부사장은 “메타버스 산업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까지 영화와 같은 세계가 그려지는 등의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에 참석한 라프 코스터 플레이어블 월즈(Playable Worlds) 대표 역시 “기술 변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메타버스 기술은)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프 코스터 대표는 이어 “메타버스 관련 대부분 프로젝트는 10~20년 전 형태를 따르고 있는 것”이라며 “기술 플랫폼 구축 및 (메타버스 기기의) 배터리 수명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산업은 막 물꼬를 튼 단계로, 실제 메타버스 세계가 구현되기까지 정확한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다만, 동떨어진 방향이 아닌 기존 기술의 연장선이라는 데 두 사람은 공통으로 강조점을 뒀다.
코스터 대표는 “메타버스는 수십 년간 지속한 ‘대량 서버를 통한 실시간 인터렉션’을 토대로 나타나는 세상”이라며 “아바타를 사용해 정보, 데이터 등을 공유하는 건 현재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고도화된 기술을 곁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육도 '메타버스'
교육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마블러스의 임세라 대표는 “집이나 얼굴이 노출되길 꺼린 사람들이 아바타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단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내년부터 메타버스를 교육에 적용한 실제 사례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가상의 공간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보다, 학습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또 다른 평행세계가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가령 아이들이 메타버스 세계에서 자습하거나 공부를 할 때, 캐릭터 능력치가 올라가는 등 방식으로 학습 효과를 증폭한다는 뜻이다.
"메타버스 곧 실물경제와 연동할 것"
메타버스 세계에서의 경제 활동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코스터 대표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돈을 번다는 건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며 “(게임에서) 가상 재화 거래를 넘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도 거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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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일종의 가상 노동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의 ‘나’라는 강점을 살려 재화를 취득하거나, 지식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전과 달리, 메타버스 세계가 실제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로 진화할 것”이라고 점쳤다.
세바스찬 부사장은 “메타버스 세계는 확장 가능성을 항상 내재하고 있어, 실물경제와 연동할 것”이라며 “어디까지 실물이고, 가상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세계가 올 수 있다. 이를 규정할 명확한 잣대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