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주요 기술 관련 유망 기업과 인재를 전 세계에서 싹쓸이 중이다. 그들의 수집 목록에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해외 IT기업들은 국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입사제의를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하거나 업무 편의를 위한 원격업무 환경을 지원하며, 젊은 인재 확보를 위해 대학교와도 접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선 차기 메타버스 시장이 대규모 인력풀을 독점한 빅테크 기업의 독무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T 기업을 비롯해 유럽,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각지의 기업에서 국내 개발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입사제의는 주로 비즈니스 중심 SNS인 링크드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스택오버플로우 등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활동했을 경우 개인 메일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사 제안을 받은 사례도 있다.
세계적으로 아직 메타버스 전문 인재가 부족한 만큼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연구중인 학생까지 입사 제안이 오고 있다. 서울대 연구실에서 XR을 연구 중이던 2명의 대학원생도 최근 페이스북에 입사했다.
빅테크 기업의 입사제의가 늘면서 이직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약 20명 이상의 전문가가 빅테크 기업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연봉이 국내 대기업의 3배에 달하며, 업무 조건도 월등하기 때문이다.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글로벌 IT기업 이직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재택근무로 전환하며 이직에 대한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이주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메타버스 개발자는 AI와 맞물린 시기에 빛을 못 본 시기가 있어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높고, 연봉은 30만에서 50만 달러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며 “국내에서도 개발자의 가치가 많이 올랐지만 글로벌 경쟁을 위해선 좀더 향상시킬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선 해외 기업에서 노리는 메타버스 개발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국내 기업도 비슷한 수준의 업무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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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비롯해 기업문화도 수직적이고 경직적인 구조에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AR, VR과 현실을 결합한 메타버스는 기존 개발 방식이나 철학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전문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며 “그렇기에 빅테크 기업에서도 이들을 노리는 것인 만큼 이들을 놓치지 않고 국내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