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출소…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속도 붙나

13일 서초 사옥 출근…빠른 경영 정상화 의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8/15 08:21    수정: 2021/08/16 09:43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됨에 따라 삼성전자 투자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이 부회장은 곧바로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을 찾으며 경영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부문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면서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도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 가석방과 관련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1월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택반도체사업장을 방문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심화하면서 삼성전자 입지가 좁아진 형국이다.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수십~수백조 단위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격차를 확대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19조원) 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짓기로 계획을 잡았지만 아직 부지 선택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 만큼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 파운드리 신규 공장 증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올해 첫 근무일인 1월 4일 평택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해 반도체 생산 현장을 살피는 등의 모습을 보였기에 이번 가석방으로 파운드리 반도체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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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투자규모를 17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2019년) 수립한 133조원의 투자계획에 38조원을 더한 수치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맞물려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상생 경영을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사내식당 6곳에 대해 경쟁 입찰을 시작으로 단체급식 외부 개방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