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승부예측 등급 문제 마주한 김규철 게임위원장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새로운 위원장으로 김규철 위원장을 선임했다. 지난 5일 진행된 게임위 호선 회의를 통해 선출된 김규철 위원장은 향후 3년간 게임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규철 신임위원장은 중앙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동명대학교 게임공학과 교수, 영산대학교 부총장,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2대, 3대, 4대), 영화의 전당 이사, 부산국제영화제 이사,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 위원장(1대, 2대, 3대) 등을 역임했다.

이 중에서 초대부터 3대까지 게임콘텐츠분류위원회 위원장을 연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는 지난 2014년 출범한 민간 심의 기구로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을 제외한 등급의 심의를 진행하는 기구다.

게임업계는 김규철 게임위원장의 선임을 두고 적합한 인물이 위원장 직을 맡게 됐다는 평이다. 게임위로부터 업무를 위탁 받아 진행하며 꾸준히 게임위와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 특성을 파악해왔다는 점,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가 출범 후 진행한 심의에서 억지스러운 사안이 지적된 일이 없었다는 점 등이 이런 평가의 원인이다.

한 게임업계의 관계자는 "게임공학과 교수,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등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게임위가 신경써야 할 분야가 넓기 때문에 현안에 대한 이해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 게임위원장에 자리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규철 위원장 체제에 접어든 게임위는 이재홍 전 위원장 체제에서 풀지 못 했던 블록체인 게임과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여부라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김규철 위원장이 이에 대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부문이다.

현재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이 현금화에 의한 사행성 요소가 있다며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게임물 유통질서 저해 행위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구매하거나 선물 또는 이체하지 못 하도록 하고 영업방식에 따라 이용자에게 재산상 이익이나 손실을 줄 우려가 있는 우려가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거부나 취소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하는 등 규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관련 업계는 등급분류 거부 입장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게임을 출시한 후 사후단속을 통해 이를 처벌하는 것이 산업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게임위원장이 새롭게 선임됐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애초에 게임위는 게임법에 근거를 두고 블록체인 게임이나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해당 업계가 바라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위원장의 역할보다 법안 개정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