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발명가 될 수 있나?…호주법원 "Yes"

세계 첫 인정…찬반논란 거세게 일 듯

컴퓨팅입력 :2021/08/03 15:05    수정: 2021/08/03 15:1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공지능(AI)은 특허기술에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조금은 엉뚱한 이 질문에 호주 법원이 단호하게 답변했다. “그렇다”고.

호주 법원이 AI는 발명가 자격이 없다고 한 특허청 결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고 더레지스터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원이 AI의 특허 출원인 자격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테판 탈러 박사 (사진=링크드인)

이번 소송은 미국 AI 과학자인 스테판 탈러 박사가 제기한 것이다. 탈러 박사는 2018년 ‘다부스(DABUS)’라는 AI가 만든 ‘인명 구조용 램프’와 ‘프랙탈 음료 용기’를 미국과 유럽 특허청에 특허 출원했다.

하지만 두 특허청은 모두 ‘AI는 특허 출원인 자격이 없다’면서 등록을 거절했다.

호주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호주 연방법원의 조나단 비치 판사는 “호주 법에서는 특허 출원인이 반드시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조항이 그 어디에도 없다"면서 AI의 출원인 자격을 인정했다.

 

■ "발명자는 행위자 명사…사람·물건 모두 가능"

비치 판사는 탈러 박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몇 가지 논리를 제시했다.

첫째. 발명자는 ‘행위자 명사(agent noun)’이다. 발명한 사람이나 물건 모두 행위자가 될 수 있다.

둘째. 따라서 특허권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많은 발명과 관련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선 사람(만)이 발명자라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없다.

셋째. 호주 법에는 반대 결론을 이야기하는 조항이 없다.

특히 비치 판사는 또 탈러 박사의 청원을 거절한 특허청의 논리도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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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비치 판사는 “특허청 논리대로라면 특허권을 받을 수 있는 발명이 있을 경우라도 사람 발명자가 없으면, 특허 출원을 하지 못한다”면서 “호주 법 어디에도 그런 상황을 정당화하는 구절은 없다"고 판결했다.

비치 판사는 이런 판결과 함께 탈러 박사의 특허권 청구서를 특허청으로 돌려보내면서 “거절 사유를 재검토하라"고 명령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