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가수스 해킹 스캔들’이 생각보다 크게 번지고 있다.
해킹 피해자 명단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 3명과 총리 3명, 국왕 1명이 포함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가수스란 이스라엘 보안 기업 NSO가 만든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이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전날 페가수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5만 개 이상의 전화번호 목록 중 스마트폰 67대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37대에서 감염되거나 침투 시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페가수스를 이용할 경우 아이폰의 메시지, 이메일 뿐 아니라 스피커와 카메라에까지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겨줬다.
워싱턴포스트가 해킹 피해자 명단을 입수하면서 충격은 더 커졌다. 전 세계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해킹 피해를 입었다.
해킹 피해자 명단엔 전현직 총리도 10명 포함됐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를 비롯해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 사드에딘 엘 오트마니 모로코 총리 등이 해킹을 당했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도 피해자 명단에 포함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전 세계 34개국의 외교관, 군 최고지휘관, 거물급 정치인들도 피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피해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곧바로 해킹을 당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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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O 측도 마크롱 대통령은 해킹 타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고객 중 어느 누구도 페가수스를 활용해 마크롱 대통령을 감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NSO는 10여 년 전 페가수스를 개발한 뒤 전 세계 40개국 60여 개 정보기관에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페가수스 구입 고객들은 주로 테러리스트와 범죄자 정보 추적을 사용 명분으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