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社 스파이웨어, 정치인·언론인 등 스마트폰 해킹에 사용

50개 이상 국가서 1천여명 신원 확인...NSO "터무니 없는 의혹"

이스라엘 기술회사인 NSO그룹의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페가수스(Pegasus)’가 전 세계 언론인, 기업인, 인권운동가 등의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데 사용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더버지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적을 둔 비영리 언론단체 히든 스토리즈(Hidden Stories)와 인권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네셔널(Amnesty International)은 페가수스의 감시를 받은 5만개 이상 전화번호 명단을 최근 입수했다.

이와 관련해 WP는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등 언론사와 공동취재팀을 구성해 해당 내용에 대한 탐사보도 취재를 진행했다. 획득한 전화번호 명단을 확인한 결과, 50개를 웃돈 국가에서 1천여명이 넘는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픽사베이)

전화번호 목록을 보면 각국의 복수 기업인과 정치인, 고위공직자, 인권운동가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미국 CNN, AP통신, 뉴욕타임스, 카타르 알자지라 등 소속 언론인들도 감시 대상이었다. 누가 번호를 추적했고,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휴대전화를 모니터링해왔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전직 사이버스파이에 의해 10년 전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모바일 기기의 모든 데이터를 추출하고 마이크를 작동 시켜 통화 중 대화 내용을 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한 일은 최근에도 있었다. 더버지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의 비영리 연구팀인 시티즌랩은 지난해 일부 해커들이 페가수스를 이용해 알자지라를 포함한 언론사 소속 기자 36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사실을 발견했다.

재작년 페이스북이 소유한 메신저 왓츠앱은 자사 암호화 채팅 서비스의 이용자 정보가 페가수스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밝히면서 NSO그룹을 상대로 고소하기도 했다.

한편 NSO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두고 더버지에 “현실과 동떨어진 터무니없는 의혹”이라며 “잘못된 가정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가득한 주장”이라면서 명예훼손 소송을 고려 중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