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회사 바로고가 동종업체 생각대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선두를 다투는 두 회사가 예상대로 합을 맞추게 되면, 대규모 배달대행업체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바로고는 생각대로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재무적 투자자(FI)를 물색 중이다. 딜은 생각대로 운영사인 인성데이타(로지올) 최대주주 지분(76.44%) 절반 이상을 매각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는 그간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재작년 핀테크 기업 아톤과 이륜차 리스 업체 무빙을 설립, 현재 지분 66.67%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6월엔 배달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며 외형 확장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올 상반기 바로고 배달건수는 약 9천2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3%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배달건수는 약 1억3천만건이다.
내부 재무상태도 좋다. 바로고는 2018년 시리즈A 투자(200억원)에 이어, 재작년 시리즈B투자로 총 300억원 이상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달엔 CJ그룹과 11번가, 한국투자증권 계열사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시리즈C 단계 투자를 마무리했다. 당초 유치하기로 한 500억원을 웃돈, 총 800억원이다.
현재까지 끌어온 재원은 총 1천120억원이다. 작년 재무제표를 보면, 바로고 유보 현금은 200억원에 달한다.
수치상으론 생각대로가 바로고에 앞선다. 생각대로 지난해 배달건수는 1억5천만건가량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 1~6월 배달건수는 약 1억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배달대행 업계에서 이처럼 선두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생각대로 운영사 로지올은 지난해 영업수익 3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9% 성장세를 시현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14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가량으로 회복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0년 기준 560억원가량이다.
지난해엔 네이버로부터 4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인성데이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회사 상환전환우선주(RCPS) 6.25%, 전환우선주(CPS) 2.50% 포함 총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더불어 지난 12일 신한금융그룹이 인성데이타에 450억원을 투하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약 1천200억원을 투자받아 온 것으로 추정된다.
예측대로 두 회사 간 딜이 성사되면, 업계 패권을 쥘 거대 배달대행업체가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인성데이타가 이륜차 리스 사업을 영위하는 바이크뱅크를 장착한 터라 바로고와의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이번 투자 포트폴리오에 ‘모빌리티’ 기업 포티투닷이 속했단 점도 배달업체 특성상 고무적이다. 포티투닷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대표가 수장으로 자리했다. 생각대로와 네이버가 공통분모를 형성해, 사업 확장 기틀을 마련할 수도 있단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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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가 바로고 RCPS 62.17%를 보유한 2대 주주란 것도 특징점이다. 업계 1, 2위 대행업체가 통합하면 배달앱과의 협업 효과가 배로 뻗어나갈 수 있단 분석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인수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건 없다”고 했다. 생각대로 관계자는 “그간 투자 제안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매각에 대해선 얘기가 오간적이 없었다”면서 “딜이 아닌 영업 제휴를 맺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