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늦을수록 금융 불균형 문제로 많은 대가를 치른다”며 “올해 안에 기준금리 올리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가 1~2차례는 인상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올해 안에 시작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은 이례적으로 낮춘 것”이라며 “1년 반 전 금융시장이 좋지 않을 때 과도하게 낮췄기 때문에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금리도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 대응해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0.5%로 인하했다.
특히 가계 부채를 비롯한 금융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면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경제 주체들이 과도하게 빚내서 투자하고 있다”며 “언젠가 자산 가격이 조정되면 경제가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오래 가겠다’고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은은) 이렇게 필요성을 느끼지만 서둘러서도 늦어서도 안 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가계 빚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집값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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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상당 부분은 주택담보대출 때문”이라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낮추더라도 주택 가격이 오르니까 차입 규모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잡히면 가계 부채가 억제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총재는 저금리와 아울러 부족한 공급도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봤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