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 동결..."0.25%P 올리자" 소수의견도 나와

이주열 총재 "8월 금통위부터 인상 정도 논의"

금융입력 :2021/07/15 14:53    수정: 2021/07/15 16:36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15일 결정했다.

다만 0.25%포인트 올리자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통위가 끝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면서도 “고승범 금통위원 1명이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높이자’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금통위에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던 지난해 4월 조동철·신인석 당시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0.5%로 더 내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뉴시스)

소수지만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8월 금통위 회의부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게 적절한지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5월에 ‘완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하고서 두 달이 지났다”며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금융불균형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월부터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지 검토한다면 ‘당분간’이라는 표현을 안 쓰는 게 낫겠다”며 “금통위가 오늘 그 표현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원들은 특히 부채 위기를 심각하게 여겼다. 이 총재는 “여러 금통위원들이 금융불균형 해소를 가장 신경 써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데도 경제 주체들이 저금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며 빚내서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수출과 투자의 견조한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효과도 더해진다면 현재 감염병 대유행 사태가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역시 지난 5월 예상한 4%에 부합할 것으로 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뉴시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및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가 강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여 상승세를 이어가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으나, 장기 국채금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당폭 하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도 회복 흐름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시 주춤하겠으나 추경 집행 등으로 다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5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을 나타내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으로 소폭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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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였다. 국고채금리는 3년물이 상당폭 상승한 반면 10년물은 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 상반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보였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