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실탄 2兆 장전...제2의 쿠팡 대박 신화 시작됐다

소프트뱅크서 투자 유치...3천조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 신호탄

인터넷입력 :2021/07/15 17:43    수정: 2021/07/16 10:52

백봉삼, 김성현 기자

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글로벌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할 것이라는 업계 소문보다 2배 가까운 ‘실탄’을 확보한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과 함께 연간 3천조원 규모의 글로벌 여행·호스피탈리티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소프트뱅크가 이번 투자에서 야놀자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기업으로 평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서 2조원 투자 받은 야놀자

야놀자는 15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로부터 총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발 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슈퍼앱’ 전략을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자동화 솔루션 확장에 집중한 것이 이번 투자 유치에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초연결시키겠다'는 야놀자의 목표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와 함께 이뤄나갈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 테크기업이자 여행 슈퍼앱으로서 변화를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야놀자는 숙박, 레저, 교통, 레스토랑 등 통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시스템과 호텔 셀프 체크인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또 자판기나 출입문 개폐 등 숙박 시설 편의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 ‘와이 플럭스’를 선보이는 등 기술 기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5년 출범한 야놀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에도,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천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재작년엔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2천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2022년 연결매출 1조원(자체 집계 기준)이 목표다. 지난 2017년 스카이레이크에서 6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을 당시에는 5년 내 기업공개(IPO) 조건이 붙었었다. 2018년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주간사 선정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 일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야놀자 실적 추이 및 투자유치 현황

올해 설립 16주년을 맞은 야놀자는 지난 2015년 이수진 대표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에 따라 폭풍 성장해 왔다. 당시 사업이 정체했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외부 첫 투자 유치를 결심했고, 회사 창립 10년 만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 후 개발 조직 등을 강화하고 파편화 돼 있던 다양한 숙박 관련 서비스를 야놀자 앱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아울러 숙박을 넘어 여행과 액티비티, 음식 등 놀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가하며 슈퍼앱으로 진화해 왔다.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는 여가와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에도 힘을 쏟아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서 여가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시장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담은 ‘테크 올인’ 비전을 발표하고,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 숙소, 즐길거리, 교통/항공, 해외 여행 등을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야놀자는 이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투자 유치를 계기로 국내가 아닌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더 공격적인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아 올초 미국 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쿠팡을 잇는 또 하나의 대박 신화가 기대된다.

이미 해외에 호텔 등 객실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야놀자는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글로벌 시장에 이식함으로써 글로벌 여가 플랫폼 입지를 더욱 튼튼히 다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 사모펀드(PE)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두고, 야놀자가 일본·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초석을 다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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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앞서 일본의 동종 업체 라쿠텐과 협업하는 등 해외 시장으로 저변을 넓힌 전력이 있다”며 “최근 회사 현금흐름 추이를 종합해봐도, 내수 시장보단 국내 인프라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프트뱅크가 야놀자의 힘을 빌려,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가 견고한 익스피디아를 추격하려는 의지로도 읽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