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1조원 규모의 야놀자 지분 10%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회사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공동 조성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야놀자에 8억7천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막바지 논의 단계고, 이르면 차주 계약이 체결된다.
이번 계약은 쿠팡에 이어 국내 기업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두 번째 대규모 투자 행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FT는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올 초 미국 증권시장에 데뷔한 쿠팡에 총 30억 달러(약 3조4천억원)의 자금을 수혈했었다.
한국 레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2005년 출범 후 꾸준한 외형 확장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에도, 지난해 매출액 1천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재작년엔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2천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야놀자가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 마련에 성공했다고 관계자들은 관측했다. FT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야놀자는 국내 IPO가 아닌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국내 기업에 무게를 두는 건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최근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엔 12조원가량을 투하하면서 지분율 20% 이상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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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싱은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법 등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중국 앱 시장에서 디디추싱 앱 삭제를 지시하는 등 제재를 가했다. 이로 인해 디디추싱 주가가 폭락했고, 이는 고스란히 소프트뱅크의 손실로 이어졌다.
중국 당국의 이런 제재 압박이 야놀자 등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