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유튜버 3인방 "대본 없이 1시간 떠들 수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김겨울·김고흐·김일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서 성공법 공개

인터넷입력 :2021/07/15 15:53    수정: 2021/07/15 15:54

"대본 없이 1시간 떠들 수 있나요? 단지 유행이니까 뛰어드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면 유튜브에 도전하세요."

김겨울·김고흐·김일오 유튜브 문화예술 크리에이터 3인방이 15일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서 '덕질' 유튜브 성공 비법을 밝혔다.

세 유튜버는 자신들을 '성공한 덕후'라고 소개했다. 크리에이터 김겨울은 책 소개 유튜브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북튜버다. 그녀의 유튜브를 구독하는 이들은 19.2만명에 달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마포FM에서 라디오 DJ를 하던 김겨울은 라디오를 진행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이후 김겨울은 문득 '가장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과 나누는 방송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김겨울이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책이었다. 당시 팟캐스트에서는 이미 책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많아, 김겨울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방향을 정했다.

크리에이터 김고흐는 미술교육을 전공한 '고흐 덕후'였다. 김고흐는 반고흐와 그의 작품에 매료돼, 반고흐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바로잡는 길잡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김고흐는 "대부분 사람은 반고흐가 스스로 귀 전체를 잘랐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귓볼의 일부를 잘라낸 거예요. 이렇게 반고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썰'들이 많이 돌아다니죠. 유튜브 활동으로 반고흐의 생애를 바로잡을 수 있어 뜻깊습니다"라며 채널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그는 김고흐 채널에서 미술 작가와 작품 소개, 그림 그리는 법 등 영상을 업로드 중이다. 1만 구독자가 목표였던 김고흐는 어느새 2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현재 그의 목표는 10만 구독자 달성이다.

14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뮤비해석 크리에이터 김일오는 유튜브에 실물을 드러내지 않고, 토끼모양의 버츄얼 캐릭터로 활약 중이다. 김일오의 어릴 적 장래희망은 뮤직비디오 감독이었다. 김일오는 평소에도 뮤직비디오를 해석하는 취미를 가질만큼 뮤직비디오를 즐겨봤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뮤비해석 유튜브를 열었다.

김일오는 아티스트가 뮤직비디오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철학책,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얻은 지식적 요소도 함께 풀어내고 있다.

지난해 김일오가 제작한 아티스트 '림킴'의 옐로우 뮤비 해석 영상은 림킴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뮤비는 애초 '서양인이 동양인에게 갖는 편견인 오리엔탈리즘을 담은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김일오는 오히려 이 뮤비가 오리엔탈리즘을 비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고, 림킴은 김일오의 뮤비 해석이 정확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름으로 다른 기회 얻어"

유튜브 방송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이들에게 유튜브란 새로운 기회의 장이었다. 실제로 김겨울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통해 실제 방송국에서 책 관련 라디오 방송 진행 기회를 얻었다. 김겨울은 "유튜브는 이제 내 명함이다. 유튜브를 통해 라디오 DJ, 책 집필까지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겨울은 2019년부터 MBC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방송을 맡고 있다. 또 그녀는 '인디펜던트 워커', '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독서의 기쁨' 등 책을 집필했다.

김고흐 역시 "유튜브가 아니었으면 내가 살면서 몇만 명 앞에서 이야기를 하겠나"며 "좁은 미술계의 불합리 한 것들도 대신 이야기할 수 있어 미술 장군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에 대한 진심, 구독자가 바로 판단해"

세 크리에이터는 덕질 유튜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대한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김겨울은 "유튜브를 하고 싶다면, 대본 없이도 1시간 떠들 수 있는지를 스스로 돌이켜보면 좋겠다"며 "단지 유행이어서 뛰어들기보다, 정말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그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면 유튜브에 도전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구독자는 이 크리에이터가 이 분야를 진짜 좋아해서 이야기하는지 아닌지를 바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레드오션인 유튜브에서 성공 방법을 묻는 말에 김고흐는 "그 분야를 좋아한다면 레드오션, 블루오션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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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분야가 곧 직업이 된 이들 유튜버는 콘텐츠 고갈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다고 입 모아 얘기했다. 김겨울은 "늘 책을 읽기 때문에 소재 고갈이 없다. 즐겁게 하고 있다"며 "다만, 자연인 김겨울과 크리에이터로의 김겨울을 구분하기 위해 어떤 책은 소개하지 않고 자연인 김겨울을 위해 남겨두는 등 읽은 책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고흐도 "콘텐츠를 따로 기획하기보다 일상에서 찾기 때문에 콘텐츠가 고갈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일오 역시 "오히려 소개하고 싶은 뮤직비디오가 너무 많은 것이 탈이다"라면서 "아티스트와 감독들에게 '해석 잘 보았다'는 댓글이나 메일을 받으면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콘텐츠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