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대학 건물 화장실 일부에 특별한 변기 '비비(BeeVi)'를 설치해 화장실을 이용한 학생들에게 암호화폐를 제공하고 있다고 씨넷 등 주요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이 변기는 배설물을 분해한 뒤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변기를 설계한 도시환경공학과 조재원 교수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대변은 에너지와 거름을 만드는 귀중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배설물은 오랫동안 귀중한 에너지원으로 여겨져 왔다. 2019년 BMW는 낙농장과 협력하여 미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소똥으로 전기차 충전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고, 2012년 덴버 동물원은 동물 똥으로 차량에 동력을 공급하기도 했다.
누군가가 비비 변기를 사용하면 배설물은 기존 변기 대비 10분의 1 수준의 물만 사용하는 ‘초절수식’으로 설계된 지하 탱크로 모인다. 이렇게 모인 배설물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메탄가스가 되며, 이는 가스렌지, 온수보일러,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이 특별한 화장실의 이름 ‘비비’(BeeVi)는 ‘벌’(Bee)과 ‘비전’(Vision)이라는 단어가 결합해 지어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500g, 2.11컵을 배변하며, 이 폐기물은 50리터의 메탄가스로 변환돼 자동차가 약 1.2km 가량 주행할 수 있는 전기로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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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별한 변기를 사용하는 이 학교 학생들은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디지털 화폐 10꿀을 받는다. 이 꿀은 교내 마켓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커피, 과일, 라면 등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 대학원생은 "예전에는 대변이 더럽다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큰 가치가 있는 보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