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낮춘 크래프톤, 수요예측 흥행 여부 '주목'

7월 14~27일 수요예측...8월 2~3일 일반 청약

디지털경제입력 :2021/07/13 10:30    수정: 2021/07/13 12:52

희망 공모가를 낮춘 크래프톤이 약 2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수요예측을 통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약 2주간(14~27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수요예측 기간은 대체적으로 2~3일 정도 진행하지만, 크래프톤 IPO 주관사 측은 해외 일정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알려졌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수요예측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적정 공모가를 산정하는 중요한 절차다.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공모주의 물량을 원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경쟁률이 나오고, 결과적으로 공모가가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수요예측 이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다음 달 2일부터 3일까지다. 큰 문제 없이 IPO 절차가 진행되면 다음 달에는 코스피에 상장된 크래프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주요 주주로는 설립자이자 1대 주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16.24%)과 2대 주주인 텐센트의 자회사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15.35%)다.

크래프톤 공모가, 종전 대비 약 10% 내려...수요예측 흥행 주목

크래프톤의 수요예측에는 투자자 뿐 아니라 게임사들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이 회사가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 게임사의 시가총액 지형도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이후 희망 공모가 밴드를 45만8천~55만7천 원에서 40만~49만8천 원으로 조정했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약 10% 낮춘 셈이었다.

공모가 조정은 첫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비교 기업에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 등을 넣었다는 논란에 따른 것으로 업계 일각은 해석했다.

크래프톤.

그럼에도 크래프톤의 예상 시가총액은 19조5천592억~24조3천512억 원 규모에 달할 정도다. 

이는 지난해 매출 실적이 더 좋거나 비슷한 넥슨(약 21조), 엔씨소프트(약 18조)와 비교해 높은 시가총액 규모다. 크래프톤이 수요예측에 흥행하면 게임사의 지형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수요예측 흥행 여부 관심 집중

그렇다면 수요예측 흥행 여부는 어떻게 판가름이 날까. 기존 성과와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유지, 신작 등을 통한 추가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할 부분은 지금의 크래프톤을 있게 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유지 여부다. 

당장 분위기를 보면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좀 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꾸준한 업데이트와 색다른 프로모션을 떠나 배틀그라운드를 완벽히 대체할 게임이 아직 없다는 평가에서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_손흥민 캐릭터 사전예약.

지난 2017년 12월 스팀에 먼저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은 국내 뿐 아닌 해외에서 흥행해 화제가된 작품이다. 특히 이 게임의 모바일 버전과 텐센트와의 파트너십이 기대 이상 성과를 내면서 크래프톤의 실적을 견인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천609억 원, 영업이익은 2천271억 원이었다. 1분기 매출 중 96.7%는 배틀그라운드와 관련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매출에는 텐센트의 모바일 슈팅 게임 '화평정영' 기술 수수료 등도 포함됐다고 추정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6천704억 원, 영업이익 7천738억 원, 당기순이익 5천562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리스크 극복 과제...배틀그라운드 IP 확장성과 신작 잠재력 살펴봐야

극복해야할 과제도 분명 있다. '차이나 리스크'(위험요소)다. 텐센트로부터 제공받는 화평정영의 수수료 비중이 만만치 않다고 알려진 가운데,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서다. 

실제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사업과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경고 문구를 넣었다.

또한 '원게임 리스크'도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의 IP 인지도와 확장성 등과 신작을 감안하면 당분간 성장성이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예로 지난 2일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버전은 구글 마켓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천400만 명, 현지 구글 매출 2위를 기록하며 IP 영향력을 다시 보여줬다. 

특히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인기 유지와 함께 IP 기반 신작,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확대한 펍지 유니버스 기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추가 성장도 시도한다. 리스크에 대한 해법 마련이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사전 예약자 수가 2천만 명을 넘어섰다.

신작 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연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출시 전 구글 사전 예약에 2천 만 명이 몰리며 흥행에 기대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 게임은 텐센트가 글로벌 지역에서 퍼블리싱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대체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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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PC와 콘솔 플랫폼을 지원하는 SF 서바이벌 호러 장르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오픈월드 슈팅 장르 '프로젝트 카우보이', 실시간 전략 게임 '캐슬 크래프트' 등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수요예측에 흥행할 경우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기준 게임사의 지형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배틀그라운드 인기 유지를 비롯해 신작 흥행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