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레이크' 대모, 인텔로 돌아왔다

멜라녹스로 떠났던 실로미트 바이스, 4년만에 하이파연구소로 복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7/12 15:29    수정: 2021/07/12 15:59

2017년 멜라녹스로 이적했던 실로미트 바이스가 최근 인텔에 복귀했다. (사진=엔비디아)
2017년 멜라녹스로 이적했던 실로미트 바이스가 최근 인텔에 복귀했다. (사진=엔비디아)

지난 1월 팻 겔싱어가 인텔 CEO에 취임한 이후 인텔을 떠났던 노장들의 복귀가 계속되고 있다. 펜티엄M·펜티엄Ⅲ 등 프로세서의 기반이 된 P6 아키텍처를 설계한 글렌 힌튼, 제온 파이를 설계했던 수닐 셰노이 등 전문가가 인텔로 복귀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2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샌디브리지)와 6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스카이레이크) 개발 주역인 실로미트 바이스가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수석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실로미트 바이스는 2017년 인텔을 떠나 멜라녹스(2019년 엔비디아 피인수)에서 통신 칩을 개발하다 4년만에 인텔로 돌아왔다. 근무지 역시 최신 아키텍처를 프로세서 신제품에 선행 적용한 이스라엘 소재 하이파 연구소다.

■ 인텔-멜라녹스-다시 인텔로

인텔은 지난 주 실로미트 바이스(Shlomit Weiss)가 자사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그가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에 탑재될 프로세서 설계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로미트 바이스는 인텔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에서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 설계를 맡는다. (사진=인텔)

실로미트 바이스는 1989년 인텔에 입사해 각종 프로세서 개발에 참여했다. 2017년부터 멜라녹스(엔비디아에 인수)에서 네트워킹 칩 설계를 담당하는 1천명 내외 규모 팀을 이끌다가 4년만에 다시 인텔로 돌아온 것이다.

실로미트 바이스는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수석부사장으로서 앞으로 인텔이 출시할 모든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 설계를 책임진다. 전임자인 우리 프랭크는 지난 2월 인텔을 떠나 구글로 이동해서 서버 칩 개발을 맡고 있다.

■ 2세대·6세대 코어 프로세서 개발 총책임

실로미트 바이스의 대표작으로는 2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샌디브리지)와 6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스카이레이크)를 들 수 있다.

2011년 출시된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32nm(나노미터) 공정에서 개발됐다. 이 프로세서는 거의 모든 프로세서에 그래픽칩셋을 탑재하겠다는 인텔 '빌트인 비주얼' 전략이 적용된 첫 제품이다. 같은 시기 AMD가 출시한 FX 프로세서 대비 전력소모와 성능 등에서 완승을 거뒀다.

2015년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 당시 실로미트 바이스 부사장. (사진=인텔)

2015년 출시된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14nm 공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인텔 계획대로라면 이 프로세서에 적용된 아키텍처인 '스카이레이크'는 약 3년 뒤 10nm 공정 기반 아키텍처에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그러나 10nm 공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서버 등 여러 플랫폼의 프로세서에서 본의 아니게 5년 가까이 장수했다. 2017년 라이젠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선 AMD를 방어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데스크톱용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i9-11900K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 대신 사이프레스 코브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노트북은 2019년 출시된 10세대 칩(아이스레이크)부터, 데스크톱PC는 올 상반기 출시된 11세대 칩(로켓레이크)부터 스카이레이크를 벗어났다. 서버용 칩은 올 상반기 출시된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서 이를 벗어났다.

■ 팻 겔싱어 복귀 이후 노장들의 '인텔 유턴' 급증

팻 겔싱어 복귀 이후 인텔 베테랑들의 복귀는 가속되고 있다.

1983년 인텔에 입사해 P6 아키텍처, 코어2 듀오 프로세서 등을 설계하고 2017년 은퇴한 글렌 힌튼에 이어 1월 말에는 2014년에 인텔을 떠나 오픈소스 RISC 프로세서 플랫폼인 RISC-V에서 일하던 수닐 셰노이가 복귀했다.

글렌 힌튼(왼쪽) / 수닐 셰노이(오른쪽).

당시 인텔은 수닐 셰노이가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총괄 부사장으로 클라이언트·데이터센터용 SoC 설계를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와 서버 등 데이터센터를 위한 프로세서의 설계 방향이 다소 다른데다 분야가 광범위하다는 애로점이 있었다.

여기에 실로미트 바이스가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에 합류하면서 제온 등 서버용 칩은 수닐 셰노이가, 코어 프로세서 등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는 실로미트 바이스가 담당하는 구도가 완성됐다.

■ 인텔 하이파 연구소에서 새 아키텍처 연구할 듯

실로미트 바이스가 링크드인에 직접 등록한 이력에 따르면 현재 그는 이스라엘 하이파 연구소에서 근무중이다.

하이파 연구소는 과거 인텔 전략인 틱톡에서 '틱'에 해당하는 프로세서를 담당했다.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프로세서를 하이파 연구소가 개발하면 미국 오레곤 주 등의 연구소에서는 여기에 보다 개선된 공정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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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북부 소재 인텔 하이파 연구소. (사진=인텔)

코어2 듀오(개발명 콘로), 2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샌디브리지) 등이 모두 하이파 연구소가 만든 제품들이다. 이들 모두 애슬론64 X2, FX 등 AMD 프로세서를 경쟁에서 압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로미트 바이스가 다시 이스라엘 하이파 연구소로 돌아온 것은 오는 4분기 이후 출시될 차세대 프로세서 '엘더레이크'의 기반 아키텍처인 '골든 코브'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