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DID 사업, 민간 참여로 완성된다

"자격증명서(VC) 읽기 노드, 민간 영역에 마련돼야"

전문가 칼럼입력 :2021/07/09 18:02    수정: 2021/07/11 14:44

류재철 한국정보보호학회장(충남대학교 컴퓨터융합학부 교수)
충남대학교 류재철 교수

코로나19로 비대면 및 디지털화가 사회 전반에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정부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과 서비스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21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통해 올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혁신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차세대 신원인증 체계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는 DID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서비스부터 비대면 국민연금 수급권 확인 시스템, 비대면 전자 주총 시스템 등 올해 추진되는 블록체인 시범사업 중 DID 관련 사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올 연말에는 DID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도입되어 기존 플라스틱 카드형 운전면허증을 대체하는 디지털 신분증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필자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병무청의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서비스 구축 사업의 경우, 기존에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발급받던 각종 병역이행 관련 증명서와 확인서를 DID 기반으로 발급해 병무 민원을 모바일로 빠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KB은행, 중앙대학교, 군인공제회C&C 등과 연계해 군인 전용 금융상품 가입, 대학 휴·복학 신청, 군인 전용 복지 서비스 이용 시에도 오프라인으로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 없이 모바일 전자지갑을 통해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서비스를 통해 병역의무자들이 실생활에서 보다 유용하게 차세대 신원인증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 우리 생활의 편의성과 신뢰성을 높여줄 정부 주도의 DID 서비스가 시범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보다 확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민간 서비스 제공업체(SP)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용자 입장에서 각 기관에서 발급한 DID 기반 자격증명서(VC)를 통해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많아져야 그 실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병무청에서 진행된 블록체인 공공선도사업 자문단 회의에서는 민간 기업들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내고 DID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는 민간 기업 입장에서 서비스 제공업체로 DID 사업에 참여하는 데 있어 VC 검증을 위한 별도 인프라 구축 및 개발을 위해 시간과 비용 투자 부담이 존재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각 DID 사업 영역별로 구축된 VC 검증 전용 환경(읽기 노드)을 민간 영역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이 모였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에게 보다 쉽고 빠른 개발 환경을 제공해 다양한 VC 검증을 가능케하고, 궁극적으로 인프라 구축 및 개발에 대한 시간과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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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DID 네트워크 간 기술 및 사업적 제휴는 물론 기술 표준화에 대한 논의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현재 특정 DID 네트워크 내에서 이뤄지는 DID 서비스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이기종 VC간 호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내 DID 연합체 간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축이 된 DID 표준화 포럼을 통해 각 네트워크에서 발급 및 유통되는 VC에 대한 상호 호환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성과를 확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새로운 기술 도입과 확산에는 서로 다른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막 물꼬를 튼 DID 기술 도입과 서비스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의 리드 하에 관련 기관과 기술 제공 업체, 그리고 민간 기업의 활발한 협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통해 보다 편리하고 신뢰성 높은 비대면 시대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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