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쉬워졌다…난이도 28% 급락 '사상 최대'

中 채굴사업자 떠난 영향…"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긍정적 영향것"

컴퓨팅입력 :2021/07/05 15:24    수정: 2022/03/15 08:25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을 엄격하게 금지하면서 중국 전역 채굴장이 문을 닫은 여파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운영에 있어 중국 정부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디크립트 등 암호화폐 전문 외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직전 난이도 조정 시점과 비교해 28%나 급락했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역사상 최대폭 하락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새로운 블록이 일정한 속도(10분에 1개)로 생성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채굴 경쟁이 심화돼 채굴 속도가 빨라질 것 같으면, 채굴자가 풀어야 하는 암호 문제의 난이도를 자동으로 높여 채굴 속도를 늦춘다. 반대로 채굴 경쟁이 완화되면 채굴 난이도를 낮춘다. 채굴 난이도는 2016개의 블록이 생성되는 시점인 2주마다 조정된다.

(사진=이모텝 마이닝 페이스북)

이번 난이도 하락은 최근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비트코인 채굴 단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장이 문을 닫으면서 채굴 경쟁이 완화돼, 채굴 난이도가 낮아진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5월 21일 부총리 주재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채굴의 심각한 에너지 낭비 문제를 지적하며 "비트코인 채굴 행위를 타격하겠다"고 강력 규제를 예고했다. 이후 한달간 네이멍구자치구, 칭하이성, 신장위구르자치구, 윈난성, 쓰촨성에서 실제 채굴장들이 무더기로 문을 닫았다.

이로써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 능력이 90% 이상 셧다운 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약 65%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실제 중국 채굴업체들이 빠져 나가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투입된 전체 연산 능력을 보여주는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4월 15일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198EH/s로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에는 89EH/s까지 떨어졌다. 해시레이트가 줄면 네트워크를 떠받치는 컴퓨터가 적어져 보안 수준은 전보다 약해진다.

중국 채굴업자들은 업계를 완전 떠나기 보다 다른 국가로 채굴장을 옮기거나, 해외 채굴업체에 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상황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 높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지나치게 중국 채굴업자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당국의 정책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중국 정부 단속으로 중국계 채굴 업자들이 중국을 떠나게 된 것이 장기적으로는 보면 건전한 시장 조정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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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기반 채굴업체 아르고마이닝의 최고경영책임자(CEO) 피터 월은 "중국 채굴업자들은 이제 대량으로 이주하거나 해외 채굴장에 기계를 판매하고 있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새롭게 정착할 때까지 해외 채굴업자들은 비트코인 난이도 하락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채굴업자들이 가능한 빨리 (해외에서) 사업을 재개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해시레이트 감소와 채굴 난이도 감소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