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인상에 확률형 아이템...게임업계 웃기고 울렸다

[상반기 결산] 게임 산업 관통한 주요 이슈

디지털경제입력 :2021/07/03 10:32    수정: 2021/07/03 11:17

게임업계가 상반기 다양한 이슈로 웃고 울었다. 연봉 인상에 따른 명암이 드러났고,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 추가 발급에 한때 웃었다.

기업공개(IPO) 관련 소식도 잇따랐다. 크래프톤은 공모가 거품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넷마블네오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본부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도 있었다. 넥슨을 시작으로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히며 게임사의 자발적인 규제에 더욱 힘을 실기도 했다.

PC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모습.(사진=픽사베이)

릴레이 연봉 인상...인재 모시기 vs 인재 몰리기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이슈는 릴레이 연봉 인상이었다. 일부 게임사는 신입사원 연봉도 일괄적으로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게임업계로 따지면 넥슨이 연봉 일괄 인상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3월 1일 넥슨(800만)을 시작으로 넷마블(800만), 게임빌·컴투스(평균 800만), 스마일게이트(800만), 조이시티(1천만), 베스파(1천200만), 네오위즈(600만), 크래프톤(2천만), 펄어비스(800만) 등이 연봉 인상 소식을 전했었다.

엔씨소프트는 연봉 일괄 인상(개발직 1천300만 이상, 비개발직 1천만 이상)에 인센티브, 신입사원 연봉 상한선을 폐지하고 업계 최고의 대우를 보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빅3 게임사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뿐 아니라 주요 게임사들이 상반기 릴레이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이 같은 소식이 마냥 좋을 수 없었던 곳도 있었다. 중소게임사였다.

일부 중소게임사 대표들은 인력 쏠림 현상 심화로 생존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인재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개발 지연에 대한 걱정이었다. 또한 중대형 게임사로 계속 인재가 몰리면 산업 생태계가 건전해지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럼에도 연봉 인상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처우 개선에 따른 업무 효율 증대에 대한 기대였다. 이에 형편이 어려운 한 중소게임사 대표는 대출로 연봉 인상을 결정하기도 했다.

IPO 대어 크래프톤, IPO 신예 넷마블네오

IPO 대어로 꼽혔던 크래프톤과 IPO 첫 발을 내딛은 넷마블네오도 주목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PC와 모바일, 텐센트의 '화평정영' 기술 수수료로 급성장한 게임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6천704억 원, 영업이익은 7천738억 원, 당기순이익은 5천562억 원이었다.

이 회사는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인 이후 희망 공모가를 45만8천~55만7천 원에서 40만~49만8천 원으로 낮춰 더 주목을 받았다. 주가수익비율(PER)을 45.2배에서 43.8배로 재산정한데 따른 것이다.

크래프톤.

공모가 조정은 금감원이 크래프톤에게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이후였다. 이 같은 정정 요구는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가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거품 논란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재무 관련성이 없음에도 PER가 높은 디즈니(88배) 등을 비교 기업에 넣어 공모가와 시가총액을 높였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졌다.

다만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낮아졌다고 당장 논란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재무와 사업적으로 비슷한 엔씨소프트(약 18조 원) 대비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약 29조1천662억 원)이 두 배 정도 높은 탓이다.

넷마블네오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네오도 IPO 추진 소식을 전했다.  

넷마블네오는 지난 달 2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3분기 내 심사에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나서게 된다.

넷마블네오의 IPO는 크래프톤 이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작인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다. 상반기 출시된 제2의 나라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서머너즈워 이어 검은사막모바일 중국 판호 신규 획득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 추가 발급도 이슈였다.

중국 판호 발급은 국내 사드 배치 이후 비공싱적인 한한령에 중단됐다가 약 4년만인 지난해 12월 '서머너즈워'를 시작으로 다시 발급이 재개됐다.

'검은사막모바일'의 판호는 지난 달 발급됐다. 서머너즈워 이후 약 반 년, 판호 신청을 한지 약 2년3개월만의 일이었다.

판호 발급에 어느 때 보다 기대가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판호를 받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지연이 가장 큰 이유였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애초 지난해 8월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돌연 출시가 연기된 이후 약 1년이 다가오도록 새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확대와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수면 위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촉발된 자율 규제 강화와 함께 청소년 대상 셧다운제 폐지 추진 소식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일부 논의 됐던 자율 규제 강화는 넥슨의 아이템 표기 오류가 알려진 이후 본격화됐다. 넥슨 측은 이용자들에게 표기 오류에 사과하고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 이를 서비스 중인 게임과 개발 중인 게임에 모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고 결정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자율규제 강령개정안 검토로 이어졌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자율규제평가위원회는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한국게임산업협회에 제안했고, 협회 측은 이를 시행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도 자율 규제 강화에 발을 맞추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기존 캡슐형 아이템 외에 강화형, 합성형 아이템의 확률도 자율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적용대상의 범위 확대 및 강화, 확률정보 표시방법 다각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셧다운제 폐지가 다시금 게임업계의 주요 사안으로 떠올랐다(사진=픽사베이)

셧다운제 폐지 움직임도 또 있었다. 청소년의 야간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는 이중규제란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강제적, 부모선택 셧다운제를 시행 중인 탓이다.

그동안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게임 과몰입으로부터 보호하고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이미 유명무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지난 2011년 11월 시행 이후 꾸준히 실효성에 대한 지적을 받아오다가 상반기가 끝날 때 쯤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해당 법안의 폐지에 포석을 깔았다. 

전 의원은 지난 달 25일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발의 이유에 관련 법안이 입법 취지와 달리 실효성 없이 산업 위축과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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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청소년보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힘을 실은 상태다.

이번 셧다운제 폐지 법안 상정은 지난 2014년 19대 국회 때 이후 두 번째 시도다. 첫 폐지 법안은 당시 국회 본회의를 넘지 못하고 폐기됐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