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친환경 바이오항공유 도입…현대오일이 공급

현대오일뱅크, 국내 첫 바이오항공유 생산공장 건립 검토

대한항공과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항공 운송 확대를 위해 손잡았다.

양사는 3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바이오항공유 제조와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참석했다.

대한항공은 탄소 배출 저감을 유도하는 국내외 규제에 따라 바이오항공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화이트 바이오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규격 제품 생산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조사와 공항 내 급유 인프라 구축, 관련 정책 대응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바이오항공유는 동물성 지방, 식물성 오일, 목질계 원료, 해조류 등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제조한다. 원료 수급·생산·소비 등 모든 단계에서 탄소 배출을 약 80% 줄이는 친환경 연료다.

항공산업의 탄소 배출 절감을 유도하기 위한 국내외 규제 강화 움직임이 양사의 주요 협력 배경이다.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오는 2027년 가입국들의 자발적 참여로 도입한 국제항공탄소감축상쇄제도 의무 시행을 예고했다. 항공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 목표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오른쪽)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왼쪽)이 3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바이오 항공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이를 위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바이오항공유 사용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내 항공 업계도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바이오항공유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

전세계 바이오항공유 사용량은 연간 2~3만 톤으로, 전체 항공유 중 0.1% 비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 바이오항공유 수요가 연간 6천만톤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항공·카타르항공 등 바이오항공유 설비 투자에 직접 나선 항공사들도 있다.

자동차·선박 등 운송 분야 글로벌 기업들은 한 발 앞서 관련 사업에 진출해있다. 핀란드 국영 정유사인 네스테 오일은 바이오에너지 부문에서만 연간 영업이익의 80%에 가까운 2조원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내 바이오항공유 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공장이 설립되면 국내 기업 가운데 바이오항공유를 직접 제조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