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52%, LG 베스트샵 아이폰 판매 찬성...반대는 24%

20~30대 소비자 '편의 증대' 긍정적...삼성 갤럭시폰 판매 영향은?

홈&모바일입력 :2021/06/29 17:35    수정: 2021/06/30 16:01

일반 소비자 10명 중 5명은 LG전자가 자회사인 하이프라자의 'LG베스트샵'을 통해 애플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찬성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다음달 7월 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떼는 LG전자는 8월부터 LG베스트샵을 통해 애플 노트북과 데스크톱PC를 제외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판매하기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디넷코리아와 빅데이터 분석 기업 마켓링크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 대상 3천239명 중 52.1%가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찬성한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중소 이동통신망에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한다'는 응답은 24.5%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3.4%로 꽤 높았다. '반대한다'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을 합하면 47.9%에 달한다.

성별로는 남성(1661명) 중 '찬성'(57%), '반대'(5.7%), '잘 모르겠다'(17.6%)로 조사됐다. 여성(1578명) 중에는 '찬성'(46.9%), '반대'(23.6%), '잘 모르겠다'(29.5%)로 나타났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긍정적인 반응이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찬성(57%)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53.7%), 40대(54.1), 50대(45.1%) 순이었다.

모델들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LG베스트샵 강서본점에서 한마음 동행 페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소비자 편의 증진·독과점 폐해" vs "중소 이통 유통망에 피해 우려"

찬성 쪽에 동의한 응답은 '소비자 편의 증대'와 '삼성폰 독과점 폐해'에 따른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접근성이 좋은 전국 400여 곳의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다. 애플은 자체 애플스토어를 비롯해 리셀러, 통신사, 하이마트, 오픈마켓 등 제한된 유통망을 갖고 있다.

LG전자가 내달 말 스마트폰 사업에서 공식 철수함에 따라 향후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독과점 심화에 거부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디넷코리아와 마켓링크가 지난 5월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 8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의 85.4%가 ‘향후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애플 아이폰을 선택한 LG폰 사용자는 10.2%, 샤오미는 2.7%에 그쳤다. 조사 내용대로라면 이후 삼성 갤럭시폰의 점유율은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대략 삼성전자 65%, 애플 20%, LG전자 13%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인수합병이나 인위적인 통제를 통해 시장 구조가 변화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독과점으로 직접 연결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쟁사의 폰사업 철수에 따른 플레이어 감소에 따른 시장 변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LG폰 사용자가 얼마나 삼성 갤럭시폰으로 옮겨갈 지도 아직 판단하기 섣부른 면이 있다.

반대 입장은 '중소 이동통신 유통망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팔게 되면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동반성장협약을 지켜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LG 베스트샵 아이폰 판매 기정사실화...삼성 갤럭시 판매 영향 받을까

LG 베스트샵을 통한 아이폰 판매에 대해 LG전자 측은 "LG 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절차상 문제만 남았을 뿐 LG전자가 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가 이뤄진다면 애플은 전국 400여 곳에 달하는 신규 판매망을 새로 추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사진=LG)

LG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종료에 따른 기존 모바일 판매사원과 매장 내 스마트폰 카테고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다보니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20~30대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뿐만이 아니다. 가전과의 연계 매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매장을 찾는 젊은 고객들에게 자연스레 LG 가전을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여러모로 안 할 이유가 없다. 전통적으로 가전 영역에서 우세를 보여 온 LG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브랜드로 치고 올라오면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LG 베스트샵의 아이폰 판매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갤럭시폰 사용자 중 중장년층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안드로이드 OS가 아닌 아이폰 iOS로 넘어갈 지, 그리고 제품 가격대도 중요한 구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 관계자는 "일단 LG 베스트샵이 유통 채널로 접근성이 좋고, 장년층이 아이폰을 쉽게 접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갤럭시와 애플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조사 방식= 온라인(6월24일~6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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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 응답자(N)=3천239명

*성별=남 52.1%, 여 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