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팔게 되면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동반성장협약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아이폰 판매점이 늘어나면 소비자에게 좋은 것 아닌가요?"
■ LG 베스트샵서 아이폰 판매…"협약 위반" vs "검토 중"
오는 7월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는 LG전자가 자사 전자 제품 유통 매장인 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를 검토하자,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통신·전자 업계에 따르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오는 7월 접게 되면서, 자사 전자제품 유통 매장에서 팔 스마트폰이 없어지게 되자 이를 아이폰으로 대체해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협회가 공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협회가 보낸 서한은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LG전자가 해당 협약을 이행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약서에는 "삼성전자 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LG전자는 "LG 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 아이폰 판매 늘어날까…삼성 '긴장', 이통 유통매장 '우려'
LG전자가 LG 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를 최종 확정 짓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사안을 두고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게 되면, 해당 매장이 LG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어 자사 매장에 오는 고객들을 빼앗겨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에 맺었던 상생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애플과 경쟁 관계인 삼성전자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판매 채널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가 걸리기 때문이다. 애플은 LG베스트샵 400여개 매장에서 아이폰을 팔게 되면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어지며 판매가 확대될 수 있다. 가뜩이나 애플과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이 안방 시장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 1위는 30.2%의 점유율을 차지한 애플이었다. 이 뒤를 오포(16.1%)와 비보(14.5%)가 잇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2.7%로 4위에 그쳤다.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비롯한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가전 양판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전국 롯데하이마트 매장과 롯데하이마트온라인쇼핑몰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전유통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가전 유통 업계에서는 매출 규모가 커지면 구매협상력이 강화된다. 이것이 다시 경쟁사를 압도하는 서비스 경쟁력이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전 양판점 매출 규모는 롯데하이마트가 4조517억원으로 1위다. 그 뒤를 삼성전자판매(삼성 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전자랜드가 잇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게 되면 기존 매장 내 LG 스마트폰 판매 사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 판매 매장이 늘어나므로 편리해지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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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오는 7월 31일 모바일 사업을 종료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자는 13% 수준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되면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가 8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LG전자 중고보상 프로그램 가입자의 약 80%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