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 사업을 추진하는 체코가 이르면 이달 중 우리나라와 미국, 프랑스를 두고 입찰자격 심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현지에서 수주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에 따르면 문승욱 장관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 18일 체코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와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을 만나 원전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체코는 현지 두코바니 지역에 8조원을 투입해 1천∼1천200메가와트(MW)급 원전 1기를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체코 정부는 이달 내로 한국·미국·프랑스 등 3국을 대상으로 입찰자격심사에 해당하는 안보평가 질의서를 발급한다. 후보였던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월과 4월 각각 후보에서 배제됐다.
안보평가엔 지분구조 등 공급자의 입찰참여 조직구조, 사이버 안보요건, 원자력 안전 측면의 제어계통 요건, 전체 공급망 품질관리와 기술이전 등에 대한 요건 충족 여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문승욱 장관은 바비쉬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이 체코 원전사업의 최적 파트너"라며 우리나라가 체코에 원전을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해외원전 건설 공기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문 장관은 "한국이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은 계획된 예산과 공기를 준수한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소개하며 적정 예산과 적시 시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체코 원전 산업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원전 건설 예정지역과의 우호적 관계를 보다 돈독히 다질 것"이라며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한 건설 능력을 기반으로 체코 신규원전사업을 반드시 수주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비쉬 총리는 체코 원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참여 의지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한국이 체코 입장에서 안보 리스크가 없고, 중국과 러시아의 체코 원전사업 참여에 반대했던 야당들도 한국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입찰 참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하블리첵 산업통상부 장관으로 하여금 체코 원전기업 사절단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도 했다.
하블리첵 장관도 "체코기업의 원전사업 참여 비중이 사업자 선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준비상황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수원이 두코바니 원전 예정 지역 주민들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자체의 호응도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블리첵 장관은 "오는 21일 사전안보심사 질의서를 한국·미국·프랑스 등 3개국에 송부할 예정"이라며 "충실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초 30분간 예정됐던 체코 총리와의 면담은 1시간이 넘게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면담이 끝난 후 바비쉬 총리가 건물 밖까지 문 장관을 배웅하는 등 최선의 배려를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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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이날 장관 면담 종료 후 기업·기관 간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진행했다. 한수원-체코전력산업계연합 협력 등 7건의 MOU가 체결됐다.
한편, 체코는 연말까지 잠재 공급국의 안보평가를 시행하고 입찰 참여 공급국을 결정한다. 2023년까지 입찰서 평가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2029년 원전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