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로톡 대한변협 신고건 조사..."전국 영향 사안"

대한변협은 로톡 형사고발 논의...변호사 중개 두고 양측 갈등 격화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06/18 16:50    수정: 2021/06/18 23:26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서울 지방사무소가 로톡의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 신고건을 공정위 본부로 이첩한 가운데, 대한변협도 로톡 형사고발을 논의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0일 법률 플랫폼 로톡이 대한변협을 공정거래법,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서울 지방사무소에 신고한 사건을 최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본부 카르텔조사과로 이첩했다.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기에, 본부에서 조사를 맡게 됐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과 관계자는 "본부와 지방사무소는 사건 처리 기준이 다르다. 본부는 전국적 사안, 지방 사무소는 그 지방의 사건을 맡는다"며 "로톡 사건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 본부에 이첩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대한변협이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사건을 조사할 계획이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로톡 "대한변협 개정광고 규정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

이번 사건은 대한변협이 법률플랫폼뿐 아니라, 네이버나 구글에 키워드 광고를 금지하는 쪽으로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하면서 시작됐다. ‘로톡’ 같은 법률플랫폼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은 오는 8월 4일 대한변협의 개정 광고 규정 시행이전까지 공정위 신고, 헌법소원 등 서비스 정상운영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한변협 측은 광고 규정 개정이 올바른 법질서 확립 취지라는 입장이나, 로톡 측은 대한변협의 과도한 처사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로톡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로톡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리걸테크 산업과 법률 서비스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공정위 본부로 이첩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 뿐만 아니라 변호사들의 영업과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만큼 공정위가 공정한 시각으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톡은 이미 과거 두 차례 변호사법 위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법무부에서도 로톡이 합법적 서비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변호사 회원들이 징계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응 과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변협 "로톡 형사고발 논의 중이나 확정 아냐"...'법질서위반 감독센터' 출범 예정

대한변협이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를 변호사법,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세 가지 혐의로 형사 고발한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이에 대한변협 측은 “논의 중인 사안으로 확정은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로톡과의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변협은 또 7월 법질서위반 감독센터도 출범할 예정이다. 법질서위반 감독센터는 변협이 로톡 등 법률 플랫폼을 관리감독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변협은 지난 5월 제 2차 이사회를 연 뒤 “법률플랫폼 등 사업자들의 불법적 법률시장 교란행위, 유사법조직역의 침탈행위를 조사 및 감독관리하기 위해 법질서위반 감독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변협 관계자는 "상임위원회에서 위법, 탈법 행위를 감시를 위해 법질서위반 감독센터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그 위법, 탈법 행위에 어떤 행위가 포함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로톡과 같은 변호사 광고 플랫폼에 대한 대한변협의 압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대한변협은 지난 5월 자체 변호사 소개 플랫폼 ‘공공 변호사정보 시스템’ 도입을 위한 TF를 꾸리고, 최근 이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변협이 로톡과 같은 변호사 소개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운영한다는 것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공공정보시스템 구축으로 변호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도입 여부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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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 로고 이미지

한편, 대한변협은 지난달 3일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31일 '변호사윤리장전'을 잇따라 개정해 변호사가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에 단순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내규를 마련했다.

그러자 로앤컴퍼니는 변협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표시광고법 사업자단체의 표시·광고 제한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