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연합(EU)이 추진하고 있는 규제 법안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아이폰 앱을 우회 설치하도록 강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쿡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비바테크 화상연설을 통해 “EU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들에 좋은 측면도 있지만 이용자들의 최상의 이익에 반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U 디지털시장법,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콘텐츠 우대 행위 금지
쿡이 문제 삼은 것은 EU가 지난 해말 제안한 디지털서비스법과 디지털시장법이다.
디지털서비스법은 온라인 중개 사업자들이 불법적인 콘텐츠에 대해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불법 콘텐츠를 삭제할 경우 이용자들에게 좀 더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디지털시장법은 문지기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 방해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사 상품이나 콘텐츠를 우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디지털시장법은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 하원도 ‘플랫폼독점종식법’을 비롯한 유사한 법률 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팀 쿡이 문제 삼은 것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앱스토어 바깥에서도 앱을 깔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는 대신 인터넷에서 수작업으로 소프트웨어나 파일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에서 사용되는 모든 앱은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악성 멀웨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팀 쿡, 애플카 질문에 대해선 '노 코멘트'
팀 쿡은 이날 “아이폰의 프랑스 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하다”면서 “아이폰에 우회 설치를 허용할 경우 이용자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아이폰에 비해 안드로이드폰에 멀웨어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을 예시로 제시했다.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는 우회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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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애플도 EU의 법 제정 관련 토론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공언했다. 또 디지털서비스법의 일부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팀 국은 오랜 기간 소문만 무성한 애플카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하지만 쿡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뒤 비밀을 계속 간직하겠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