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자, 중국탈출 러시…텍사스가 새 메카?

암호화폐 거래·채굴 단속 여파…싼 전력 공급지역 찾아 방황

컴퓨팅입력 :2021/06/16 14:32    수정: 2021/06/16 19:2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중국은 한 때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중심지였다. 채굴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몰려 들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강력한 단속 의지를 드러내면서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탈출 러시가 계속되고 있다고 CN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을 탈출한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 중 상당수는 미국 텍사스로 몰려들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해시레이트 50~60%, 중국 탈출 조짐 

비트코인 채굴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이런 점에서 텍사스는 대단히 매력적인 곳으로 꼽힌다.

CNBC에 따르면 텍사스는 전 세계에서 에너지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다. 또 2019년 기준으로 풍력 발전 비율이 20%에 달할 정도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또 텍사스 주 정계 지도자들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점도 중국을 떠나는 비트코인 채굴사업자들의 발길을 사로 잡는 요인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65~75% 가량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 신장. 내몽골 자치구, 쓰촨, 윈난 등의 수력발전소 덕분에 재생 에너지 메카로 꼽힌다. 신장과 내몽골 자치구는 중국 석탄 공장 집결지이기도 하다.

사진=Pixabay

CNBC에 따르면 내몽골 자치구에서는 이미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들의 탈출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이 지역 지도자들은 2개월 내에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철거하도록 명령했다.

최근 중국 채굴 사업자 탈출 현상은 ‘해시 레이트’가 떨어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CNBC가 전했다. 해시 레이트(Hash Rate)란 비트코인 망에서 모든 채굴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팅 파워를 묘사하는 용어다.

최근 해시 레이트의 50~60% 가량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도 새로운 쟁점으로 

중국을 떠난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들은 전 세계에서 전력 비용이 싼 곳을 찾아 방랑하고 있다. 중앙 아시아, 동유럽, 미국, 북유럽 등이 이들의 차기 행선지로 꼽히고 있다.

그 중 중국 인접국인 카자흐스탄 역시 저렴하고 풍부한 전력 공급 덕분에 채굴 사업자들의 선호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선 텍사스 지역이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천국으로 꼽힌다. 일단 텍사스는 미국에서 전력 비용이 가장 싼 편이다. 또 채굴 사업을 처음 시작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다만 올 초 겨울 한파로 텍사스 전역이 정전 사태를 겪었던 점이 변수다. 텍사스 전력 시설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사진=씨넷)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단속 여파로 채굴 사업자들의 ‘디아스포라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들은 텍사스를 비롯해 저렴한 전력 확보가 가능한 지역으로 흩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최근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지적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 문제도 쟁점이다. 화석 연료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 사업은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CNBC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해주면서도 “중국을 탈출하는 채굴 사업자를 수용할 만한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당분간은 해시 레이트가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