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 올인한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서도 통했다

송승호 한국MS 애저 비즈니스그룹 팀장 인터뷰

컴퓨팅입력 :2021/06/02 16:48    수정: 2021/06/02 17:03

최근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약진이 주목 받고 있다. MS 애저가 점유율을 20%까지 높이며 선두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격차를 10%포인트 내외로 좁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AWS와 MS의 '양강 체제'로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이 확실히 재편된 모양새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 MS 애저의 성적은 어떨까? AWS와 MS애저 간 점유율 격차는 글로벌 평균보다 한국이 더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MS 애저의 성장률을 고려했을 때, 이 격차도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는 게 한국MS 측의 전망이다.

한국MS의 송승호 애저 비즈니스그룹 팀장은 최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번 회계연도(2020년7월~2021년6월)에는 한국에서 애저 성장률이 글로벌 평균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MS 본사의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애저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50% 가량 성장했다. 즉, 한국에서는 50%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했다는 얘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비즈니스 그룹 송승호 팀장

송 팀장은 이어 "한국에서도 1위 업체와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추세였는데 올해 선전하며 좀 더 격차가 줄었다"며 "엔터프라이즈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면 이 격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MS 애저가 한국 시장에서 극적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존재한다. "그동안 대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에 굉장히 보수적였는데 최근에는 자사 데이터 센터 사용을 줄이고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게 송 팀장의 설명이다.

지난 4월 개최한 온라인 포럼 '애저 에브리웨어'에서는 국내 기업 20곳 이상의 애저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지능형 영상보안 플랫폼 '티뷰'를 애저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고, 두산중공업은 MS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활용해 차세대 풍력발전 솔루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매일유업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사적으로 애저를 도입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애저 머신러닝을 활용해 의료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구축했다.

송 팀장은 "애저 에브리웨어 사례들처럼 퍼블릭 클라우드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구축 중인 사례 중에도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사용패턴이 많다"고 덧붙였다.

2020년 4분기 세계 클라우드 점유율 (이미지=카날리스)

산업특화 클라우드 전략, 한국서도 시동...의료, 제조, 금융 타깃

MS는 지난해부터 주요 산업군에 클라우드를 확산하기 위한 전략으로, 산업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엔드-투-엔드 패키지로 제공하는' 버티컬 클라우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명 산업특화 클라우드 전략이다.

그동안 클라우드 업체들이 공공 클라우드, 금융 클라우드를 만들어 제공해 온 것과는 접근방법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공공클라우드'나 '금융클라우드'라는 용어는 망분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등장했다. 상품 구성도 규제를 맞추는 수준에서 만들어졌다.

반면, MS가 바라보는 산업특화 클라우드는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종합해 실제 해당 업계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송 팀장은 "모던웍스를 담당하는 M365(마이크로소프트365),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담당하는 D365(다이나믹스365), 클라우드 인프라 애저 등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에서 각 산업이 필요로하는 기능만 뽑아 그 산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상품을 제공하는 형태다"고 소개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산업특화 클라우드를 통한 산업 공략이 추진된다. 국내는 기업들이 '커스터마이징'을 좋아한다는 변수가 있지만,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헬스케어, 금융, 제조 분야에서 산업특화 클라우드 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송 팀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커스터마이징된 솔루션을 많이 원하기 때문에 글로벌 고객과 비교해 온도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산업특화 클라우드로 방향을 설정해서 가고 있고, 우리나라 기업들도 속해 있는 산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상품을 찾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분야는 한국MS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산업군이다. 실제 대형병원에서 애저를 채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 팀장은 "최근 전자의무기록(EMR) 관련 규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다른 산업보다 접근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제 최근 두 개 대형벙원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스택을 도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MS 글로벌 차원에서도 헬스케어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상당하다. MS가 첫 번째 산업특화 클라우드로 발표한 것도 헬스케어 클라우드다. 지난 4월에는 음성인식 기술 업체 뉘앙스를 22조1천6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번 인수가 헬스케어 산업특화 클라우드 전략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뉘앙스는 헬스케어 특화 음성 인식 솔루션 분야 리더 업체다.

송 팀장은 "뉘앙스는 의료분야 전문 용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엔진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며 "의료인이 진료를 보면서 말하는 자연어를 뉘앙스 엔진이 인식하고 마이크로소프트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전달해서 후속조치가 이뤄지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한국어에 대한 지원 여부는 명확하지 않아, 국내시장에서 뉘앙스가 활용될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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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는 헬스케어 이외에도 금융과 제조 분야에서도 산업별 클라우드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송 팀장은 "금융도 규제가 완화되고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도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직 주업무까지 파고들지 못했지만 금융도 가능성 있는 산업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 제조도 계속 두드리고 있다. 산기법이라는 규제가 있긴 하지만, 대형 고객들과 산기법 테두리 밖에 있는 영역에서 클라우드 도입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