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디지털 바람이 거세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 이 바람은 더 거세졌다.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은 산업, 사회, 경제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미래 기술 패권은 4차산업혁명과 AI를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4차산업혁명 대표 기술인 AI는 기술을 넘어선다. 사회와 산업, 경제 전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점에서 문화이며 사상이고 철학이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창립 21주년을 맞아 철학자인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와 경영 철학인 '자인사상(自人思想, 자연주의 인본사상)'을 고안한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CHO 두 사람에게 AI시대에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두 거장에 듣는다'는 특별 인터뷰를 마련했다.
건명원 초대 원장을 역임한 최진석 교수는 과학적·철학적·인문학적 연구자로 불린다. '주인으로 사는 삶'을 강조하는 그는 지난해 1월 새로운 형태 미래 인재 학교인 '새말새몸짓'과 '기본학교'를 설립했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탁월한 사유의 시선’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최근에는 철학자 시선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한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를 출간했다.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이형우 CHO는 세계 1위 건설공학 시뮬레이션 SW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를 설립했다. 오랜 기업 경영을 바탕으로 경영철학 및 사상체계인 '자인사상'을 완성, 보급하고 있다. 두 사람은 '남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을 강조한다. 본인들 스스로 '나만의 것'과 '나만의 사상'을 고안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인터뷰는 당초 두 사람이 함께 하는 대담으로 기획됐지만 사정상 개별 인터뷰로 진행했다. 두 사람 인터뷰는 지면과 함께 영상으로도 소개된다. (편집자 주)
-새로운 형태 교육 학교인 건명원 초대 원장을 맡아 퇴임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원래 직장인 서강대의 철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나라가 새로워져야 겠다, 나라를 도약시켜야겠다해서 지난해 1월 새말새몸짓 학교를 만들어 이사장으로 있다. 새말새몸짓 안에 미래 인재 양성을 목표로 만든 기본학교 교장이기도 하다."
-건명원을 그만 둔 이유는
"건명원은 여러 교수님과 함께 세웠고, 원장을 4년 맡았다. 여기서 내 역할을 다 한 것 같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운동을 하려고 건명원을 나왔다. 건명원은 매년 38명을 뽑았는데 졸업 비율이 60% 정도 됐다. 20여명이 4년간 졸업했으니 100명 가까운 건명원 제자들을 만든 셈이다."
-건명원을 하면서 느낀 점은
"처음 만들때 창의 전사, 미래 인재를 만들 작정이였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안 올까 걱정했는데 첫 해에 1000명이나 지원했다. 새로운 인재가 되려는 욕구가 사회적으로 충만함을 느꼈다. 교육을 하면서 세우기를 잘했다고 내내 생각했다. 사회를 작동시키는 두 톱니바퀴가 정치와 교육이다. 지금의 정치 수준은 교육 수준의 결과다. 교육은 늘 중요히 다뤄져야 할 주제다. 뜻을 세워 건명원을 해보니 교육은 효과가 있었고 보람이 컸다. 더 일찍 할 걸 하는 생각도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새말새몸짓 학교를 설명해달라
"건명원에서 탁월성을 기르는 교육을 했다. 자기가 하는 일 속에서 어떻게 더 탁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군이 되도록 했다. 새말새몸짓도 비슷한 교육을 한다. 규모는 건명원보다 작다. 건명원은 1년이지만 기본학교는 6개월이다. 1기생 28명이 지난 3월 졸업했다. 2기생은 9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은 일주일에 하루 토요일에 한다. 직장인도 가능하다. 무료다. 전남 함평에서 한다."
-기본학교 커리큘럼이 궁금하다
"세 과목으로 이뤄져 있다. 70%는 내가 강의 하는 철학이고, 15%는 암호학과 블록체인, 나머지 15%는 산업혁명을 공부한다. 산업혁명은 김태유 교수가 암호학은 김문수 교수님이 가르친다. 음악과 체육도 함께 한다."
-암호학도 가르친다고?
"블록체인으로 잘 알려진 암호학은 인간이 개발한 최첨단 문법이다, 세계를 해석하고 작동시키는 최첨단 문법이니 공부를 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과 AI혁명은 어떻게 보나
"인간이 문명을 건설하면서 몇 번의 혁명을 거쳤다. 혁명은 물건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1차로 불이 발견됐고 이어 철기와 증기기관 등 기계발견, 이어 나온게 지금의 4차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정보화 혁명이다. 지식 정보화 혁명이라는 말은 물건을 생산하고 제도를 운영하는데 지식과 정보가 직접 개입한다는 뜻이다. 인류에 가져온 변화 중 가장 핵심적인게 산업혁명이다. 우리가 말하는 생각도 전부 산업에 적용된다. 산업에 적용이 안되는 생각은 인류에 그렇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보를 이용해 생산하는 지금의 정보화 혁명이 미치는 영향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즉, 지금의 4차산업혁명은 이전 혁명보다 질적으로 다르고 더 크다고 본다. 그래서 특별히 구분해 보려고 한다."
-4차산업혁명은 우리한테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건설한 문명은 지금까지는 대부분 "따라하기"였다. 따라하기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에 이미 도달했다. 지금부터는 선도력을 가져야한다. 전술국가에서 전략국가로 나가야 한다. 이게 가능한가? 1820년을 대분기(大分期)라 하는데 이후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올라선 적 없다. 마찬가지로 선진국이 중진국으로 떨어진 적도 없다. 우리나라라도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잇다. 우리나라가 후발주자로 출발해 선도력을 갖는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없다가 정답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한테 찬스가 왔다. 4차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다. 패러다임이 깨질때만 후발주자가 선도국가로 올라설 수 있는 틈이 생긴다. 마침 우리 국력도 가장 강하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보면 4차산업혁명은 우리한테 천운과 같고 축복과 같다. 다만 이 기회를 살리는냐 못살리는냐는 우리한테 달려 있다. 그럴려면, 문명사적으로 역사적으로 4차산업혁명이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관찰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아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선도국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선도국가는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되는 거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하면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을까
"먼저 선도국가로 가야 한다, 선진국이 돼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아직 우리가 선도국가로, 전략국가로 가야 한다고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선도국가, 전략국가가 된다고 할때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먼저 선도국가가 되려는 욕망을 가져야 한다. 이 욕망이 가장 중요하다. 전략국가로 진입할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언제 선진국이 돼보자고 합의한 적이 있나? 아직 없다고 본다. 아직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될 수 있는냐 없는냐를 논하거나, 이미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먼저 선도 국가가 되고 싶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만 논의한다. 이는 제 3자적 태도다. 그러니 질문이 1인칭으로 바뀌어야 한다. 선진국이 돼 볼 것이냐 안될 것이냐로, 선진국이 되는 것에 도전 할 것이냐 아니냐로, 이렇게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이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선도국가가 되려는 야망을 갖는 것, 이게 선도국가가 되기 위한 출발이다."
-선도국가는 무엇인가?
"전략국가가 되려면 선도력이 있어야 된다. 선도력이 있어야 선진국이다. 전략국가는 판을 짜는 나라고, 전술국가는 짜진 판안에서 사는 나라다. 판을 짜려는 시도, 또 이 시도를 해야 더 큰 이익이 생긴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선도국가가 돼야 더 큰 이익아 생긴다는 걸 확신해야 한다."
-더 큰 이익이 생긴다니 플랫폼이 생각이 난다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냐 않는냐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이 플랫폼을 우리가 우리 뜻대로 한 거냐, 다른 나라걸 가지고 한 거냐가 더 중요하다."
-창의를 이야기 하며 이제 따라하기를 그만하자고 했다
"선도적 역량을 가진 걸 창의적이라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창의적 결과가 한글이라고 본다. 창의적이면 독립적이고 자유로워진다. 창의적인 삶에 도전해야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풍요로운 삶이 보장된다.
-창의적이란 무엇인가
"창의적이 된다는 건, 고유함에 대한 집착이 있다는 거다. 세상 모든 물건은 전부 질문의 결과다. 대답의 결과로 나온 건 하나도 없다. 무엇을 만들고 싶으면 먼저 질문하는 능력을 가져야한다. 세계에 대해 궁금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해 놓은 걸 받아 들이면, 이게 습관이 되면 스스로 이 세계에 궁금해 하지 않는다. 선도와 창의는 기능적인 방법으로 배워지는게 아니라 인격적 성장과 관련이 있다. 인격적 성장 중 가장 중요한게 세상에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하는 거다. 자비심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태도로 세상을 보면 세상에서 해결해야 할 불편함과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럼 이를 해결하려고 덤벼들고 그 결과가 창의적인 게 된다. 세상의 모든 창의적인 것은 질문의 결과다. 창의적 인재가 되려면 문제 발견과 불편함을 발견해야 하고 다른 말로 하면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한 걸 수입해 따라 하는 건 인격적이 아니다. 기능적이다. 그래서 창의적 질문을 하려면 인격적이고 주체자가 돼야 한다. 인격적 성숙과 인격을 작동시키는 삶의 태도가 없으면 선도적이 되기 어렵다."
-문제 해결을 위해 나온 기업이 스타트업인데...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기업, 심지어 학문까지도 창의적 결과는 비슷한 경로로 나온다. 무슨 문제가 당신 마음에 안들어 해결하고 싶은 도전 의식이 생가는가? 당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당신한테는 무엇이 불편한가? 이게 먼저 물어지고, 좋아 나는 이걸 이렇게 해결하겠다로 나가야 한다. 돈을 번다, 회사를 키운다, 인류를 위해서, 이런 거 말고 자신의 지적 도달 높이에서 봤을때, 이건 해결해야 겠다, 이렇게 출발하는 것이 모든 창의적 방식의 일반 형식이다."
-스타트업 이야기가 나온 김에 스타트업들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면
"응원의 메시지나, 위로의 말이 그렇게 효과가 있지 않다. 모든 위로와 응원은 자신한테 나온다. 자기가 해야 위로고 자기가 자기한테 나온는 의문이 의문이다. 스타트업들을 굉장히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제가 그럴 자격도 없고 능력도 없음을 잘 안다.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성공한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응원, 이게 진짜 응원이다."
-4차산업혁명이 정보화 혁명이라고 했다. 정보화 시대를 어떻게 보나
"정보화 시대가 됐다, 디지털 문명으로 진입했다, 이는 시간과 공간 개념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시간과 공간 제약이 이전보다 훨씬 적어졌다. 디지털 문명으로 진입했다는 건, 시간과 공간 개념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거다. 시공간이 주는 제약을 이전보다 훨씬 덜 받는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외딴 섬에서도 세계와 소통하며, 세계를 움직이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이전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어떤 의미에서는 개인의 가능성이 무한히 열린 환경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 싸이월드가 있지 않았나. 페이스북은 세계를 정복하고 싸이월드는 왜 안됐을까? 내가 볼때는 공간에 대한 심리적 태도가 달라서였을 것이다. 심리적 공간 크기가 페이스북은 국제적이였고, 싸이월드는 국내적이였다.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모든게 가능한 조건이 형성돼 있다. 그러면 지금은 뭐가 중요한가? 지금은 스케일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공간이, 시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가 중요하다. 그러니 통이 커야 한다, 씨알이 굵어야 한다.지금의 젊은이들은 통이 점점 커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통이 커야 한다니 혁신가가 떠오른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를 어떻게 생각하나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공통점은 인간이 이전에 해보려고 생각하지 않은 걸 했다는 거다.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건너가는 존재다. 여기서 저기로 건너가는 일을 창의적이라 하고, 건너가는 힘을 욕망이나 포부나 야망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없는, 해석되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곳, 거기까지도 자기 땅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창의적인 것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넘어가는 무모함이고, 이 무모함의 크기가 누가 더 크냐로 승부가 갈린다. 또 이 무모함의 크기를 무한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이 열린게 디지털 문명이다."
-대한민국은 창의성이 약한데
"그동안 우리는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창의적 결과를 받아들여 살았다. 우리는 창의적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적다. 아직 가보지 않은 걸 없는 세계라 생각하고 우리가 소유해야 할 땅이라 생각 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만져지는, 이런 세계에 있어야 안정감을 느낀다. 우리는 더 과감하고 모험적일 필요가 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게 중요한 디지털 시대를 맞아 더 그렇다."
-창의성을 높이려면 결국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교육부 장관이라면 교육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모든 교육이든 산업이든 가장 중요한 건 시대의 급소를 잡아야 한다는 거다. 시대의 급소를 잡고 여기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럼 이 시대의 급소는? 디지털 문명에 잘 적응하고, 물리적인 첨단 문법을 배우고, 일등 추구를 일류 추구로 바꾸는 거다. 이런 과정으로 교과 과정을 바꿔야 한다. 질문하는 능력을 갖도록 교육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하는 능력은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인격적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지식은 기능이지만, 지력은 인격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을 갖춘 지력이다. 예룰 들어, 교육에서 운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 창의적이라고 하는 건, 독립적 주체만 가능하다. 독립적 주체는 자기가 자기를 느껴야하는 거고 이게 운동이다. 운동 시간을 늘려야 한다. 지식을 갖는 걸 지적 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착각이다. 우리한테는 지력이 제일 중요하다. 지력은 운동으로 길러진다. 뇌 활동은 신경세포 연결인데, 운동으로 이게 활성화 된다. 독립적 주체를 길러야 하고, 그 방법을 교육과정에 넣어야하는데 그 중 중요한게 글쓰기와 운동이다. 이런 것들을 축소시켜가면서 독립적 주체를 기르고 창의 인재를 기른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선도국가와 창의국가가 되기 위해 가르쳐야 할 학문은
"선도국가의 다른 말이 창의국가다. 창의 교육을 하려면 안보이는 것에 대한 인식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수학과 물리학, 철학이 그런 학문이다. 이들 학문은 기본이 아니라, 가장 높은 학문이자 추상학문이다. 추상 교육을 많이 시켜야 한다. 기하학을 안가르친다는데, 수학은 아주 철저히 잘 가르쳐야 한다. 추상적인 걸 잘하는게 수학이고, 더 추상적인 것이 철학이다. 우리는 수학과 철학이 죽고 있다. 구체적인 것만 하고 있고, 보이고 만져지는 것에 집착이 강하고 안보이는 세계에 대한 추구가 약하다. 그러면 인간은 호기심이 줄어들고 디지털 문명 적응에도 문제가 생긴다."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류가 진화하여 이제는 천부적이며 타고난 내면의 어떤 것이라고 여겼던 지능마저도 인공적으로 혹은 인위적으로 만들고 통제할 수 있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에서 기인하였다. 데이터 양이 가공할 정도로 커지면, 거기서 진리가 형성되고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은 확률을 발명하고 적용하면서 이미 예견됐다. 인공지능이라는 전혀 새로운 지능 형태가 산업과 제도에 적용되는 새 세계가 열렸다. 우리는 이런 과격한 변화를 잘 이용하고 선도국가로 올라서는 도전을 해야 한다. 진리를 만드는 방식이나 인식에 대해 문명사적으로 철저히 알아야 한다. AI가 우리를 선도국가로 만들어주지는 못하지만, AI라는 지능 활동, 이를 어떻게 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냐에 따라 좌우되지 않겠나 한다. 빅데이터를 모으는데 불편한 환경은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 AI가 문명의 최첨단으로 등장했으니 이걸 잘 배워야 한다. AI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틀, 이런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루다 이후 AI 윤리가 사회적으로 관심사다. AI 윤리를 어떻게 보나
"AI가, 신기술이 등장하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제일 먼저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데 윤리는 나중에 제기해야 할 문제다. 먼저 제기해야 할 문제가 절대 아니다. 어떤 일이든지 문명이 새로 만들어지면 부작용과 부정적인게 보인다. 중요한 건, AI가 돌출적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문명의 큰 흐름속에서 축적된 결과로 등장했다는 거다. AI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 과감히 접근하고 과감히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윤리 문제를 등장시키면 AI는 발전할 수 없다. 규제는 전부 윤리 문제다. AI가 세계를 해석하는 첨단 장치로 만들어졌다, 그러면 더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과 국가가 혁신을 많이 이야기한다. 혁신에 대한 생각은
"혁신 혁신 하며 우리나라가 혁신을 이야기 한 지 꽤 오래됐다. 이 말은 혁신이 잘 안된다는 거다. 혁신은 연구하고 토론하는게 아니다. 하는 거다. 혁신은 항상 이뤄져야 한다. 혁신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항상 이뤄져야 할 문제다. 사회가 정체돼 있다, 이는 혁신이 안돼 있다는 거다. 혁신은 어느 단계에서 멈춘다. 어디서 멈추나? 사회가 가진 시선의 높이에서 멈춘다. 시선 이상을 추구하려는, 자기 이상을 꿈꾸는 욕망이 있어야 혁신이 이뤄진다. 자기가 도달한 거 이상을 항상 꿈꾸는게 중요하다. 이를 호기심이라 하고 호기심에 의존하는 과감한 행위를 도전이나 모험이라고 한다. 질문과 호기심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혁신이 이뤄지기 힘들다. 혁신이 이뤄지려면 대답하는 습관이 질문하는 습관으로 바뀌고, 보이는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안 보이는 세계로 나가가는 일에 행복을 느껴야 한다."
-철학자인데 교수님의 디지털리터리시가 궁금하다. 운동을 강조했는데 교수님의 건강 유지 법은?
"기계가 새로 나오면 빨리 사는 편이다. 얼리어답터에 들어간다. 운동은 걷고 달리고 산에 오른다. 달리는 건 일주일에 3번 한번에 30분 정도 한다."
-최근 나온 새 책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지난 4월 발간한 새 책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에서 나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사상적으로 우리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말했다. 이제는 건너가자,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자는 염원을 담았다. 지금 우리는 중진국 상위레벨에 도달한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 서지 못하고 있다. 중진국 덫을 넘어 선진국으로, 전술국가에서 전략국가가로,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그동안 일등 꿈꾸며 살아는데 이제는 일류국가가 되자는 염원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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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디넷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 부족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탁월한 사유의 시선 개정판 서문에 이렇게 썼다.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 온 민족인가, 어떻게 번영시킨 나라인가, 여기까지만 살다 갈 수는 없다." 우리는 이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이 도전에 함께 나서주시길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