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산업 발전 위해 필요한 것은 '상상력'

기자수첩입력 :2021/05/18 17:23    수정: 2021/05/19 19:02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혼합현실(XR)과 미디어 기반의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정부의 메타버스 산업 발전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소식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산업계에 새로운 키워드가 부각되면 정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것은 익숙한 일이며 실제로 LTE와 5G, 빅데이터와 AI 등 산업 환경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 개념이 대두될 때마다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 위한 정책을 공개해왔다.

게다가 정부는 이미 메타버스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VR과 AR 산업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다.

메타버스 개념을 처음 언급한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크래쉬 표지.

과기부는 2019년에는 실감콘텐츠산업 분야에 5년간 1조3천억 원을 투입하고 2023년까지 실감콘텐츠 생산액 20조 원, 수출액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진행된 '비대면 시대 가상·증강현실 산업과 규제혁신' 현장대화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규제정비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 자금지원, 인력양성 등을 병행해 VR·AR 산업이 미래 핵심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XR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 30조 원을 달성하고 세계 5대 가상융합경제 선도국에 오른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와 함께 막을 올린 메타버스 허브의 현판식.

이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니 정부가 관성적으로 반응하며 내놓은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간 정부가 내어놓은 VR·AR 산업 육성안이 대략적인 청사진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으며 속도를 내고 있다는 기대도 들게 한다.

다만 기대만큼 우려되는 점도 있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지닌 가능성이 거대한만큼 생각지도 못한 구석에서 기존에 없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8일 진행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김상균 강원대 교수는 메타버스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프라이버시 문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만 통용되는 화폐의 발생과 이에 대한 과세 기준 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금 관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이슈가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을 저해하고 산업 발전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이다. 새롭게 대두된 패러다임이 현실과 맞닿을 때 생기는 문제로 인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기세가 꺾인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관련기사

격국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이런 다양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선제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야만 불협화음 없이 산업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메타버스 도입 이후 펼쳐질 세계에 대한 상상력이 갖춰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그리고 있는 메타버스 도입 후 펼쳐질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그 세계에 대한 얼마나 구체적인 설계도를 그려놨는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의 향후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