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줄이는 일상이 생활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하는 운동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에 힘입어 사람들은 집이나 개인 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운동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이에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코로나 시대에 건강을 책임지는 핵심 기기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밴드, 이어웨어를 포함한 국내 웨어러블 시장은 전년 대비 1.5배 성장해 총 1천280만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5년간 국내 웨어러블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3.5%를 기록하며, 2025년에는 총 1천515만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IDC는 "코로나 상황에도 온라인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는 온택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국내 웨어러블 시장이 성장했고,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 고조와 음성 및 영상 콘텐츠 소비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확대되며 향후 5년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야외 활동 줄었지만, '홈트'로 스마트워치·밴드 쑥쑥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워치 및 스마트밴드 기기 판매량은 총 1억6천159만대로, 2019년보다 1천만대 넘게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자택격리가 장기화되면서 홈 피트니스 수요와 웨어러블 수요가 맞물려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워치·밴드 시장은 전 지역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지만, 특히 홈 피트니스와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보편화돼 있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시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스마트워치·밴드 판매량은 4천114만7천대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으며, 일본은 262만대로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크게 성장한 나라도 있다. 스마트폰 신흥 성장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745만9천대의 스마트워치·밴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시장이 41% 성장했으며, 인도는 지난해 596만6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 확대됐다.
인도는 국민 건강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드라이브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미디어의 영향과 더불어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들이 웨어러블 기기에 대거 적용되면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러시아와 인도에서는 중저가 제품군인 스마트밴드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안잘리 제인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은 "인도 내 스마트폰 구매 인구가 늘어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 인구가 성장하고 있으며 밴드형을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포진돼 있다"며 "최근에 나오는 밴드형 스마트워치는 스텝수 측정, 심박수 모니터링, 수면 추적, 스마트폰 알림 등 일반 스마트워치에 필적하는 기본 기능을 갖고 있다. 단가 역시 글로벌 평균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소비자 선택 폭이 더욱 넓어 기능과 가격면에서 모두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는 '애플', 밴드는 '샤오미' 선두…韓, 밴드보단 워치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밴드 시장서 스마트워치는 40%(6천458만대), 스마트밴드가 60%(9천700만대) 점유율을 차지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애플이 35.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이 2위(15.4%), 핏빗이 3위(8.1%)를 차지했다.
스마트밴드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29.7% 점유율로 1위를, 핏빗이 11.9%로 2위, 화웨이가 9.7%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1.6% 점유율로 5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내 시장의 경우는 스마트밴드의 수요가 스마트워치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서 판매된 스마트워치는 91만2천대로 전년보다 3만대 정도 증가했으며, 스마트밴드는 261만8천대로 전년보다 11만대 정도 감소했다.
강정현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돋보이는 특징은 밴드의 수요가 스마트 워치로 옮겨진 점"이라면서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애플워치로 인한 스마트 워치 판매량이 늘어났으며, 미래 한국은 정부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심전도 측정 및 혈압 측정 기능 등이 가능해지면서 웨어러블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시장은 서비스·콘텐츠가 견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관련 서비스 및 콘텐츠가 진화되면서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스마트워치 '애플워치6'는 혈중산소포화도(SpO2) 측정을 통해 산소가 공급된 혈액이 얼마나 신체에 잘 순환되는지 알려주며, 이외에도 손 씻기 안내 기능, 수면 추적 기능, 소음 알림 기능, 심전도(ECG) 측정 기능 등이 지원된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3'도 SpO2 측정, 혈압 측정, ECG 측정, 낙상 감지 기능 등을 지원하며 최대 산소 섭취량도 표시해 주는 등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 '미밴드6' 역시 SpO2 측정을 비롯해 심박수 측정, 수면 추적 기능, 스트레스 모니터링 기능 등을 지원한다.
콘텐츠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아이패드·애플TV와 스마트워치를 연동해 실시간으로 운동량을 표시하고 언제 어디서나 운동할 수 있는 서비스 '피트니스 플러스'도 출시했다.
IDC 김혜림 책임 연구원은 "최근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를 비롯한 홈 트레이닝 구독 서비스와 웨어러블 기기와의 결합은 사용자 데이터 수집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추후 웨어러블은 축적된 데이터와 사용자의 실시간 생체 정보를 접목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여 헬스케어, 패션 업계를 비롯한 연관 산업군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해당 시장의 외연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애플, 플랫폼 생태계 연계성 중요…파슬·핏빗·가민, 타 분야 전문성 강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함께 만드는 제조사의 경우 기기 간 연계성을 통해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며, 그렇지 않은 제조사의 경우 스포츠 산업 등 타 분야와 연계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 구축에 힘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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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DC 조은애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함께 만드는 제조사는 웨어러블과 플랫폼 생태계와의 심리스한 연계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애플워치의 원활한 경험 제공을 위해 아이폰이나 에어팟을 권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서 락인 효과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웨어러블 제조업체는 스포츠 커뮤니티에서 강력하게 명성을 쌓는다든지, 시계 자체의 스마트 기능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방향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