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4년차 환경정책 최하점…에너지정책은 보통 이하"

시민환경연구소 학계·전문가 112명에게 조사…"脫석탄·재생E 확대는 긍정적"

디지털경제입력 :2021/05/10 10:38    수정: 2021/05/10 10:38

학계·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지난 1년간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현 정부 들어 최하점을 줬다. 에너지정책에 대한 평가는 보통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 시민환경연구소가 문재인 정부 출범 4주년을 맞아 학계·시민사회 전문가 1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환경정책 평가는 5점 만점에 2.76점을 기록했다.

환경정책 분야별 평가에 따르면 기후대기와 물 관리 분야는 '보통'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환경·국제협력 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정책 발전에 대한 각계의 기여도를 묻는 질문엔 시민단체를 1위, 국회를 최하위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7일 열린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정부의 연차별 환경정책 평균 점수(5점 만점). 자료=시민환경연구소
자료=시민환경연구소

가장 잘한 정책으론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계절관리제 법적 근거 마련(14.8%)', '과대포장과 재포장금지에 대한 제도 도입(13.0%)', '대기관리권역법의 시행에 따른 대기관리권역의 확대와 배출총량제 도입(11.7%)' 순으로 조사됐다.

실효성이 낮았던 환경 정책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11.4%)', '연근해 어업구조 개선과 불법어업 행정처분 강화를 통한 어업 관리 개선(10.1%)', 낙동강 유역 상수원 문제 해결 대책 마련 시도(9.8%)'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역점을 둬 추진해야 할 환경 정책으론 '기후위기 시대 기후중립을 위한 녹색사회 전환 로드맵(23.3%)', '쓰레기 발생량 감축과 플라스틱 총량 관리와 제로 배출 달성 로드맵 제시(19.5%)', '미세플라스틱 관련제도와 미세플라스틱 안전관리 체계 구축(16.6%)' 등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 연차별 평균점수. 자료=시민환경연구소
정부의 에너지정책 분야별 평가 점수. 자료=시민환경연구소

에너지 정책에 대한 평가는 보통 이하 수준인 평균 2.75점을 기록했다.

분야별 평가는 신재생에너지(2.81점)와 에너지안전(2.80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어 에너지전환(2.78점), 에너지복지(2.75점), 에너지 거버넌스(2.70점), 국제협력(2.67점)과 에너지수요관리(2.51점) 순이었다. 에너지 정책 발전에 대한 각계 기여도는 환경 정책과 마찬가지로 시민단체가 1위, 국회가 최하위로 조사됐다.

가장 잘한 에너지 정책으론 '노후석탄발전소 조기 퇴출과 신규 석탄발전 건설 중단(22.7%)',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14.2%)', '교통·농업·산업·에너지 등 분야별 정책 전반을 포함한 한국형 그린뉴딜(10.3%)' 순으로 조사됐다.

실효성이 낮았던 에너지 정책으론 '사용후핵연료 관리·처분을 위한 사회적 논의와 독립행정기구 설립(13.3%)', '수소경제 활성화 지원(12.7%)', '원전 안전성 강화 정책 시행(11.8%)'이라고 답했다.

자료=시민환경연구소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응답은 '2040년 이전 석탄화력발전 완전 종결(20.9%)', '에너지 소비감축을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19.1%)', '내연기관차(화석연료) 퇴출 로드맵 구축(16.7%)' 순으로 많았다.

지난 1년간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갈등과 우려사항이 가장 많이 제기된 현안은 응답자의 65%가 꼽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였다. '대선 등 정치적 의도가 높은 선심성 입법'이라는 점과 '대규모 환경훼손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다.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장은 "현 정부 들어 환경정책이 가장 낮게 평가됐고, 대통령 환경공약 이행에 대한 평가도 보통 이하 수준이었다"며 "정부의 환경정책과 공약에 있어 임기 말의 한계를 극복하여 적극적인 의지와 실행을 보여야 할 때"라고 했다.

자료=시민환경연구소

이어 "환경·에너지정책 분야 기여도에서 지난해와 같이 국회는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잘못했다는 평가가 매우 높았다. 실질적인 환경·에너지 정책 개선을 위한 입법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되새겨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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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이나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입법활동 등의 노력을 했음에도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제도개선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에 지원에 대한 실효성이 높지 않았다"며 "국회와 더불어 산업계가 환경정책 발전에 가장 노력해야할 집단으로 평가한 것도 주목해야할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