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애플이 iOS14.5에 ‘앱추적 투명성’ 기능을 적용한 이후 정보 추적에 동의한 비율이 예상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iOS14.5를 출시한 이후 미국 이용자 중 데이터 추적에 동의한 사람은 4%에 불과했다고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플러리 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그 동안 앱 개발자들은 이용자들이 ‘불허’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한 기기에 할당된 광고주 식별자(IDFA) 정보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iOS14.5부터 동의한 사용자에 한해 정보 추적을 허용하는 ‘옵트인’ 방식으로 바꿨다.
■ 사전 조사 땐 40% 이상 동의 의향 밝히기도
플러리 애널리틱스가 공개한 이번 자료에 따르면 정보 추적에 동의하는 이용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이용자 중엔 96%가 허락하지 않았다.
전 세계 이용자 대상 조사 결과는 이것보다는 조금 높다. 플러리가 전 세계 모바일 기기 이용자 53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가 추적에 동의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선 추적에 동의한 이용자가 높은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여전히 광고주들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관련업계에선 최대 20% 정도는 동의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일부 사전 조사에선 동의 의향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싱귤러가 2월초 스마트폰 이용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8.5%에 추적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구글 이용자들은 44% 가량 추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앱 추적 동의 비율이 앱 개발자나 광고주 기대 수준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광고 기반 업체들이 애플의 정책 변화에 대거 반발한 것도 이런 상황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 페이스북, 맞춤형 광고 강점 홍보 등 본격 대응나서
뛰어난 타깃 광고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페이스북에겐 직격탄이나 다름 없다. 1분기 광고 매출은 254억4천만달러(약 28조3천401억원)로 전체 매출의 97%에 달했다. 사실상 광고가 페이스북의 전체 매출이나 다름 없다.
페이스북 지난 달 말 1분기 실적 발표 때 “iOS14.5 업데이트 이후 옵트아웃된 이용자는 타깃 수용자 군에서 자동으로 빠지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광고 수용자 수가 감소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페이스북은 애플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 왔다. 광고 플랫폼 요소들을 새롭게 구축하는 한편, “맞춤형 광고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고 홍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셰릴 샌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적 발표 당시 "우리 광고 기술의 의미 있는 요소들을 재구축해 앞으로 접속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줄어들 때도 우리 시스템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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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들 역시 앱추적이 왜 좋은 지 설명하는 팝업을 띄우는 등 이용자들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 플러리 애널리틱스 자료만으로 ‘iOS14.5 대란’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권이 주어진 이용자들이 ‘추적 동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크게 높지는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