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게 정보통신기술(ICT) 및 과학기술계에 산적한 과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과방위 의원들은 임 후보자에게 후보자 지명 후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는 한편 임 후보자의 자질 검증 및 현안별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진흥과 규제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당 위원, 통신·방송 분야 현안별로 검토 당부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G망 28GHz 대역과 관련한 정책의 방향성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변 의원은 “28GHz 대역이 5G의 핵심인 것처럼 정책 방향을 설정한 것은 대한민국의 잘못이고, 국제적으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큰 오류가 아닌가 싶다”면서 “지난 번에 사업계획서 제출시 주파수 경매하는 부분에서 B2C에서 28GHz 대역을 쓰는 것처럼 설명됐는데, 28GHz 대역에서 쓸 수 있는 B2C 단말기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해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데 정책이 잘못됐으면 알고 수정해야 한다”며 “이는 (5G)활성화가 아닌 재점검의 대상으로, 임 후보자가 네트워크 전문가이기 때문에 특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 후보자는 “28GHz는 B2B가 우선”이라며 “(28GHz 대역을 B2C로 사용하지 않도록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데) 조금 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불거진 KT의 10기가 인터넷 품질 논란과 농어촌 지역의 5G 품질 저하로 인한 이용자 보상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임 후보자는 “(10GHz 인터넷에 대해) 인터넷에서는 어떤 특정 품질을 보장한다는 게 실제로 어렵다”며 “여러 방법을 사용해 일정 수준의 속도를 보장하겠다는 건데, 사측은 마지막 단의 인터넷 부분에서 속도를 보장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보다 자세히 살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농어촌 5G 품질 및 보상책에 대해선 “통신사가 보상해야 하는 부분에 정부가 관여하기 어려운데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필모 의원은 방송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규제하기 위해 논의 되고 있는 시청각미디어기본법 제정과 관련해 임 후보의 입장에 대해 질의했다.
정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잘 조율해 생산적인 정책과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국내 업체 역차별 우려를 고려해 외국계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임 후보자는 “OTT가 방송과 통신 두 가지 성격을 다 가지고 있지만, 통신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외국계는 글로벌 플랫폼이니 글로벌 추세를 봐야할 것 같고, 유럽이나 호주는 자체적으로 규율과 법안을 만들고 있으니 유념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이해도 낮지 않나?"…임혜숙 "NST 경험 도움됐다"
임 후보자의 전문 분야인 정보통신 분야뿐 아니라 과학기술계 지원 확대에도 힘써줄 것이 당부됐다.
임 후보자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 소재 텍사스주립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벨연구소와 시스코시스템즈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2년부터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초고속통신망 핵심 기술 분야를 연구해왔다. 패킷 직접회로와 칩 설계. 패킷 전달 등의 주요 연구 분야로 2014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지난해 과학기술포장을 수상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지지 않냐”고 질문하자, 임 후보자는 “저 또한 과학기술 분야에 이해도가 낮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NST 이사장을 하면서 정부출연 기관들 다 다니며 파악해왔다”며 “제가 했던 연구분야와의 유사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와 어떤 연구를 독려할 수 있는지를 봤다”며 “(재임 기간 3개월로) 짧았지만 NST 이사장 경험이 과학기술계를 이해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지원 계획에 대해 질문하자, 임 후보자는 “시스템 반도체의 상당부분이 중소기업”이라며 “AI 반도체는 수출이 가능한 새로운 산업이므로 규제샌드박스 등으로 혁신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 위원, 성실·청렴성 문제 삼아
야당 의원들은 임 후보자에게 보다 청렴하고 성실하게 공직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 NST 이사장 후보 3인에게 질의를 보냈는데, 임 후보자는 이사장으로서 책임지지 못할 게 염려돼 정확히 파악한 후에 답하겠다는 식으로 답을 미뤘다”며 “그런데 다른 후보자 2명은 성실히 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황보 의원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당원 가입 이유에 대해 묻자 임 후보자는 “한 사람의 시민지아 과학기술인으로서 우리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 과학기술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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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이화여대 교수 재직시절 학술지에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임 후보자는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임 후보자는 “이공계 연구 출판 윤리에 의하면 학술지 학위 논문은 중복될 수 있다고 돼있다”며 “학위논문과 학술지논문의 공동연구팀으로서 같이 이름을 올렸으며, 공동연구자 간에는 표절이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