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공간 용량을 제공하면 보상을 주는 새로운 암호화폐 '치아'(Chia)가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치아는 오는 5월 초부터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1 치아(XCH) 당 얼마만큼의 가치가 매겨질 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18TB 고용량 HDD 가격이 60% 상승했다. 일본에서도 8TB 이상 고용량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 중국 18TB HDD 가격, 2배 이상 상승
톰스하드웨어는 24일(미국시간)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유통되는 HDD 가격을 조사한 결과 '씨게이트 엑소스 X18(18TB)', 'WD 골드 18TB' 등 기업용 고용량 제품의 가격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26일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징둥닷컴에는 WD 울트라스타 DC HC550 18TB 제품이 1만1천94위안(약 193만원),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프로 18TB(ST18000NE000)가 9999위안(약 173만원)에 등록되어 있다.
같은 제품이 국내에서는 각각 79만 9천원, 77만 5천원(26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상 가격 대비 2배 이상 시세가 올랐다.
중국 경제지 '시대재경'은 "베이징 중관춘(中关村)의 유통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HDD 물량은 충분하지만 일부 중간 상인들이 제대로 물건을 풀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 일본 시장에서도 대용량 HDD 사재기 움직임
일본 내 PC 관련 주요 매장이 밀집한 도쿄 아키하바라에서도 대용량 HDD 사재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PC 부품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아키바 워치'는 21일 "대부분의 대형 점포가 HDD를 이용한 채굴 여파로 1인당 HDD 구입 개수에 제한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키바 워치는 또 "용량당 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도시바, 혹은 씨게이트 등 NAS용/엔터프라이즈용 8TB 이상 제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으며 16/18TB 등 대용량 모델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 국내 시장은 평온..."역수출 우려"
국내 PC 시장에서는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고용량 HDD의 시장 동향에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주요 제조사 총판 관계자는 "시세 차익을 노리고 국내에서 대량으로 HDD를 매입해 중국 등지에 판매하는 역수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HDD는 기업용이며 일반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00GB~1TB 고용량 SSD가 이미 운영체제와 게임·애플리케이션 실행용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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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러 대의 HDD를 이용해 대용량 저장장치를 구성해야 하는 NAS(네트워크 저장장치)나 기업용 제품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상존한다.
기업용으로 대용량 저장장치를 구성해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